부활을 꿈꾸는 청계천 ‘헌책방 문화의 거리’
부활을 꿈꾸는 청계천 ‘헌책방 문화의 거리’
  • 관리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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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적인 복원 공사로 인하여 청계천은 더 이상 지저분하고 막혀있는 흑백도시가 아니다. 2005년, 청계천은 하늘이 열려 밝은 햇살이 가득하고 물줄기 흐르는 소리가 청량하며, 여유로운 모습의 시민들이 가족단위 혹은 연인,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몰려드는 도심 속 아름다운 쉼터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태어난 청계천으로부터 빼어난 자연 경관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난 시절부터 녹아있는 청계천만의 특색을 살려야 하고 청계천이 갖고 있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청계5가와 6가 사이에 자리 잡은 청계천 ‘고서점 거리’. 청계천에 대한 추억을 제대로 담고 있는 옛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장소에 부활을 꿈꾸고 있다.           


 동대문 평화시장 근처를 걷다보면 50여개 정도의 서점들이 빼곡히 자리 잡은 헌책방 코너를 볼 수 있다. 현재의 헌책방 거리는 요즘 젊은이들이 “예전에 고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들렀던 추억의 거리가 고작 이런 모습이야?”라는 탄성 섞인 목소리를 낼 만큼 규모가 축소되고 타 상점들과의 차이점도 크게 보여주지 못하지만 여전히 옛사람들에게는 여러모로 추억이 가득한 장소이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과 흔하지 않은 고서적만을 찾아다니는 독서광들은 물론이고 일반 학생들과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찾아 책장을 넘기고 저렴한 값에 책을 구입하곤 했다.
그러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점차 헌책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고, 헌책방 거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예전에 비해 100여개 정도의 서점들이 문을 닫아 51개의 서점만 영업을 하는 상태. 하지만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라는 속담처럼 헌책방 거리에는 아직도 어른의 키보다도 높이 쌓인 책들이 즐비하고 손때 묻은 값싼 중고서적들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요즘에는 패션잡지, 일반소설, 기독교 서적, 고서적 등이 전문분야별로 나뉘어져 상점들이 전문성을 띠고 있다.

 어둡던 청계천 거리는 분수를 뿜어 올리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되었다.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헌책방 거리’도 추억의 명소로서 입지를 분명히 해야겠다.

 

 복원공사 후 근황은?
 “먼저 공기도 맑아지고 경관이 좋아졌어요. 더불어 사람들도 늘었고요. 공사하는 2년 3개월 동안 경제적으로 힘들었는데 희망이 생깁니다.”

 쇠퇴하고 있는 ‘헌책방 거리’에 대해?
 “세대가 변함에 따라 옛것이 어느 정도 쇠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더욱 친절하기 위해 애쓰고 다양한 책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상인들끼리 깨끗한 환경을 위해 가게 앞 청소를 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는 전통을 지키고 싶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이 곳을 왕래했고, 현재 가게를 운영한지도 16년이 지났습니다. 가끔 일부 엉터리 매스컴에서 서점이 없어졌다는 보도를 할 때는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상인들은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 거리를 지켜 나갈 것입니다.”

 헌책방 거리를 대표하는 평화지구 서점연합회 회장으로서 정부나 고객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고객이 왕인데 고객들에게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단지 협소한 서점 공간으로 인해 편안한 책 구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죄송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저희는 항상 고객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나 부담 없이 놀러오세요.

 정부에게는 한 가지만 꼭 부탁드리고 싶네요. 현재는 헌책방 거리에 대한 국가정책이 미비한데 50년의 역사를 가진 이 거리가 문화전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방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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