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
몇 날 며칠을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던 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일명 ‘본 어게인(born again)’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를 다 버리자는 게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으로 ‘확장’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캐릭터인 미래의 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었다. 소심하고 소극적이었던 내가 되고 싶은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차근차근 답하며 본질적인 변화의 방향을 설정해보기 시작했다.
나의 답은 이랬다. ‘나와는 정반대의 사람이 되고 싶다.’<34쪽>
구글에서 한 해 한 해를 정신없이 보내는 동안 나는 나이 랭킹의 상위권도 갱신하고 있었다. 마침내 최고령자 그룹 혹은 최장기 근속자가 되어버렸을 때, 어느 순간 사무실에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아졌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나이까지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그도 그럴 것이, 구글코리아에서 근무하는 12년 동안 사장이 세 번 바뀌었고 내 직속 상사인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로 네 번이나 바뀌었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고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지만,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볼 때면 ‘나는 왜 안 되나’ 하는 생각이 왜 안 들었겠는가. 미국에 와서는 상황이 더하다. 내 동료 그룹에 있는 다른 디렉터나 디렉터 위의 VP(부사장, Vice President)들도 대부분 (사실 전부) 나보다 나이가 적으니까 말이다.<47쪽>
구글에는 화려한 이력과 뛰어난 실력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넘쳐나지만, 내가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 평범한 문과생 출신 아시아인이 50대가 되어서까지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경쟁력은 이 체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략) 체력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끈질기게 이끌어나가게 만드는 숨은 저력이다. 나는 눈 뜨자마자 아침 러닝 한 시간에, 저녁 걷기 한 시간, 주말마다 백패킹을 떠나거나 검도와 수영을 하고 있는데, 20~30대 때보다 지금 더 많은 시간을 건강과 운동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후배들에게도 평소에 잔소리는 거의 안 하지만, 대신 이런 말을 정말 자주 한다. “운동하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영어 공부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체력에 시간을 투자하세요. 체력도 실력입니다.”<68쪽>
[정리=전진호 기자]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정김경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284쪽 | 1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