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쥐라기 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는 '허세'였다
영화 '쥐라기 공원'의 티라노사우루스는 '허세'였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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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현생 인류가 등장하기 전 멸종한 생물이다. 우리는 현재 지구상에서 사라진 이 생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면 화석에 남아있는 공룡 뼈를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뼈만 보면 공룡의 모양이나 크기 외에는 다른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 <쥐라기 공원>이 재미있는 이유는 상상력으로 채워야만했던 공룡의 모습을 실제 살아 숨쉬는 듯한 모습으로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가장 힘이 세고 무시무시한 공룡으로 묘사된다. 티라노는 크고 날카로운 이빨로 단숨에 먹잇감을 잡아먹는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이 공룡 앞에서는 한낱 사냥감에 불과하다. 영화 속에서 인간은 차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려야 겨우 티라노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 또 티라노가 한번 포효를 우렁차게 내지르면 그 일대에 있는 동물들은 모두 벌벌 떤다. 이런 압도적인 모습 때문에 여러 공룡들 중에서 티라노는 지금까지도 인지도와 인기 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공룡이다.

하지만 실제 티라노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익히 봤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마루야마 디카시의 책 『모든 공룡에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에는 최신 공룡 연구 성과에서 드러난 티라노의 추정 모습을 전해준다. 저자가 전하는 티라노의 묘사를 보면 이 무시무시한 공룡이 덜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먼저 영화 속에서 과장된 티라노의 특징 중 하나는 ‘속도’다. 즉, 티라노는 자동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만큼 발이 빠르지 않았다. 저자는 “추정 몸무게 7t인 티라노는 속도를 내기에는 불리했다. 이 공룡의 달리는 속도는 시속 20~30km로,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며 “이 정도 속도는 평균적인 인간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수준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크오오’하고 우는 티라노의 성난 포효소리는 사실 만들어진 소리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인간의 성대도 그렇지만 발성 기관은 부드러운 조직이라 일반적으로 화석으로 남지 않는다”며 “그런 까닭에 공룡이 어떤 소리로 울었는지, 애초에 소리 내어 울기는 했는지 확실히 알 길이 없다”고 말한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포효는 현존하는 동물 소리를 기반으로 제작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짜깁기해 창작한 공상의 산물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대신 저자는 공룡의 후예인 ‘새’, 그리고 비교적 근연 관계인 ‘악어’를 통해 울음 소리를 추측하는 연구를 소개한다. 이 연구는 타조와 악어가 번식기에 접어들면 목을 공기로 부풀려 ‘크르릉’하고 낮게 울리는 소리를 내듯이, 공룡도 이와 비슷하게 소리를 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타조와 악어는 새끼일 때는 ‘삐삐’하는 높은 소리로 운다”며 “새끼 공룡도 새된 소리로 ‘삐약삐약’ 울며 어미의 뒤를 아장아장 쫓아다니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한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그 무섭던 티라노가 예전과는 다르게 귀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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