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 화풍으로 예술사조를 선도한 화가, 알폰스 무하
몽환적 화풍으로 예술사조를 선도한 화가, 알폰스 무하
  • 강희원 대학생 기자
  • 승인 2022.01.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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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연상되는 유연한 곡선, 세밀한 꽃무늬와 덩굴 줄기가 반복되는 패턴. 이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을 풍미한 아르누보 양식이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당대 문화예술의 중심지 파리에서 활동했던 체코 화가 알폰스 무하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그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특징인 원형 모티프, 정교하게 묘사된 보석과 자수장식은 아르누보의 정수로 평가되었으며, 후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현대 그래픽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다.

그가 작업한 것은 일러스트 삽화와 광고 포스터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주얼리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북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선보였다. 1900년대 초 파리는 무하의 그림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처럼 아르누보 회화에서 무하를 언급하지 않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책 『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은 이러한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대중적 사랑을 받는 화가로 성장한 것일까.

파리에서 유학 생활 중 후원이 끊겨 곤궁한 처지에 놓여 있었던 1894년 겨울. 크리스마스 다음날도 그는 연말 휴가를 가는 친구의 부탁으로 인쇄소 일을 맡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일생일대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당대 유명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가 주연하는 연극 ‘지스몽다’의 포스터 제작을 의뢰받은 것이다. 무하는 곧장 극장으로 달려가 그녀의 연극을 관람했고, 연극에서 느낀 감동을 그대로 화폭에 옮겨 담았다. 그녀는 무하의 포스터를 보고 무척 마음에 들어 바로 계약을 맺고자 했다. 그렇게 이듬해 첫날 무하의 포스터가 파리의 광고 선전탑에 걸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극의 인기와 덩달아 그의 작품도 주목받으며, 그는 유명 화가로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파리에서 성공한 중년의 무하는 남은 생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 하에 있던 체코의 독립을 위해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 결정체는 20여 년에 걸쳐 슬라브 민족의 문명과 역사를 담은 기념비적 대작 ‘슬라브 서사시’로 탄생했다. 무하는 이 작품에서 체코와 다른 슬라브 지방의 역사적 사건을 2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묘사했다. 그러나 1939년 나치군의 프라하 점령 당시 그는 이러한 민족주의 행적으로 체포되었고, 심문 후유증으로 인해 79년의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슬라브 서사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화된 체코 정권으로 인해 문서 보관소 지하 창고에 보관되어 오랫동안 잊혀졌다.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새롭게 자리 잡은 모더니즘 유행 또한 아르누보를 장식 취미로 비난했다. 그가 재평가된 일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다. 그의 자식들의 노력으로 프라하에 무하 미술관이 설립되었고, 예술로 모든 이들에게 봉사하고자 했던 그의 이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무하의 전성기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그의 선이 그려낸 아름다움은 여전히 현대인에게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독서신문 강희원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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