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어떻게 첨단 테크놀로지 국가가 되었나?
한국은 어떻게 첨단 테크놀로지 국가가 되었나?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9.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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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국은 어떻게 세계 최대의 반도체 국가가 되었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여러 산업 중 기술 집약도가 가장 높은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까닭이 궁금한 것이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990년대 중반 메모리반도체 시장 세계 1위로 올라선 뒤 20년 넘게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정부는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전략’을 발판으로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반도체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원천은 도대체 무엇인가.

미 버클리대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권오상은 최근 펴낸 책 『한국사를 바꾼 12가지 공학 이야기』에서 “우리는 원래 테크놀로지에 능한 민족이었다”고 주장한다. 우리 민족에게는 애초부터 엔지니어링 유전자가 뼛속 깊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권오상은 단군신화를 예로 든다. 환인은 환웅에게 나라를 잘 다스리도록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하사했다. 그것이 바로 청동거울, 청동방울, 청동검인데, 이는 모두 ‘청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청동기의 제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청동은 섭씨 900도 정도로 온도를 높여야 녹는다. 청동의 주재료인 구리와 주석의 비율이 맞아야 하며, 그렇게 녹인 청동을 담아 굳힐 거푸집이 높은 온도에서도 터지지 않아야 한다”며 “또한, 구리와 주석 외에 납이나 아연 등의 불순물 포함 여부와 정도에 따라 성질도 천차만별이다. 당시 청동기의 제조가 최첨단 테크놀로지였다”고 말한다. 환웅과 단군왕검은 환인에게 받은 청동기 제조 능력으로 나라를 세웠고, 고로 환웅과 단군왕검 부자는 모두 고대의 엔지니어였다는 게 권오상의 설명이다.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인 『한국사를 바꾼 12가지 공학 이야기』는 이처럼 우리 역사를 엔지니어링과 테크놀로지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저자는 사례로 세계 최초의 목판 활자본과 금속 활자본, 고려 청자로 대표되는 요업기술, 기후와 국토의 활용도를 높인 건축 및 토목 엔지니어링 등을 거론한다.

특히 국난을 극복하게 만든 무기 테크놀로지와 선조 엔지니어들의 발자취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권오상은 중국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개발된 고구려의 맥궁, 동아시아에서 적수가 없었던 고려의 군선, 조선의 문종이 개발한 화차 이야기 등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 대항했던 우리의 엔지니어링과 테크놀로지의 역사를 개괄하면서 민족과 국가의 경쟁력은 창의적인 기술력에 달려 있음을 역설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신라 시대에 당나라가 탐내던 쇠뇌 테크놀로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구진천, 나라로부터 온갖 차별을 받았음에도 몽골에 저항한 다인철소 사람들, 외국인 신분으로 제주도로 표류해 와서는 우리나라에 정착해 효종의 군비 확충에 기여한 박연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의 흥미로운 테크놀로지 역사를 전한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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