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는 그 시대가 마주한 주요 화두를 품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신문>은 역대 베스트셀러를 다시 조명해보는 코너를 통해 흘러간 시대를 추억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톺아보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베스트셀러 변천사를 통해 시대 흐름을 되돌아보면서 시대적, 개인적 의미를 찾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편집자 주> |
[응답하라! 그때 그 시절 베스트셀러] - 2014년 9월의 화제작
*인터파크 순위
<1위>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펴냄│508쪽│13,800원
100세 생일날 슬리퍼 차림으로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그는 버스 터미널에서 한 예의 없는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친다. 하지만 그 트렁크에는 갱단의 돈다발이 가득했고, 그렇게 알란은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런 그의 도주 여정에 사기꾼으로 살아온 율리우스와 수십 개의 학위를 딸 뻔한 베니,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구닐라가 합류하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스페인 내전, 미국의 핵무기 개발, 북한 김일성과의 만남 등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돌아보는 것도 이 책의 흥미거리 중 하나다.
<2위>
■ 비밀의 정원
조해너 배스포드 지음 | 클 펴냄│96쪽│12,000원
마음을 안정을 찾게 해주는 성인들의 취미로 각광받는 컬러링 북이다. 영국,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 북'으로 열풍을 일으킨 해당 도서가 전 세계 14번째로 한국에 상륙했다. 색색의 펜으로 종이를 채워가는 아날로그적 재미를 선사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위한 성인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정신 집중과 이완을 통해 기분전환이 가능하고 일상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3위>
■ 21세기 자본
토마 피케티 지음 | 장경덕 외 옮김 |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펴냄│820쪽│33,000원
자본주의가 내재한 불평등을 참신하고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대담한 대안을 제시한다. 3세기에 걸친 20개국 이상의 역사적 자료를 기반으로 치밀한 실증연구의 결과물을 소개한다. 저자는 자본소득이 노동소득보다 우위에 선 것을 지적하며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소수 부유계층이 자본을 독식해 분배구조의 불평등을 악화한다고 꼬집는다. 소득 분배와 불평등, 분배 및 부와 소득 관계를 연구한 끝에 얻어낸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4위>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 김희정 옮김 | 부키 펴냄│496쪽│16,800원
'먹고 사는' 문제는 우리네 삶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문제다. 먹고 사는 데는 '돈'이 필요하고, 이 돈은 '경제'를 통해 순환하기 때문에 경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 대중은 경제를 어렵게 여기고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대중에게 저자는 "경제는 경제학자에게만 맡겨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라며 배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저자는 먼저 왜 경제를 배워야 하는지를 이해시키고, 이후 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경제를 풀어낸다. 무엇이 경제를 움직이고, 경제 위기는 왜 발생하는지, 우리 경제와 세계 경제는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5위>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펴냄│456쪽│14,800원
30여 년간 비어 있던 오래된 가게 나미야 잡화점. 어느 날 그곳에 경찰을 눈을 피해 달아나던 삼인조 도둑이 숨어든다. 이때 난데없이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앞으로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하고, 세 사람은 어떨결에 편지를 열어본다. 고민을 담은 해당 편지를 장난으로 인지한 세 사람. 하지만 어느새 편지 내용에 이끌려 전한 답장은 뜻밖의 결과를 불러오며 시적을 만들어 내는데… 각 장마다 담긴 편지보낸 사람의 고민, 32년 전 '나미야 잡화점' 주인이었던 나미야 유지가 어떻게 사람들의 고민 편지를 받게 됐는지 그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고민 상담 편지에 얽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비밀 이야기가 풀리는 촘촘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책이다.
<6위>
■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펴냄│446쪽│13,800원
어느 날, 프리라이터 하마오카 사요코가 살해당한다. 이후 자신이 사요코를 죽였다며 경찰에 자수한 마치무라 사쿠조. 그는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지만 해당 사건에는 다른 비밀이 감춰져 있다.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는 살인과 형벌, 속죄, 사형 제도의 존속, 생명의 소중함 등 무거운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 유족이 범인의 사형을 요구하면서 벌어지는 의외의 결말은 독자에게 사형제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7위>
■ 어떤 하루
신준모 지음 | 김진희 그림 | 프롬북스 펴냄│268쪽│13,800원
"같은 실수는 두려워하되 새로운 실수를 두려워하지는 말자고요. 실수는 다르게 말하면 경험이니까요" 저자의 페이스북 '신준모의 성고연구소'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글을 모아 만든 책이다. 저자는 2011년 11월부터 매일 한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꾸준히 올려 큰 공감을 자아냈다. 때로는 뼈아픈 충고로 자극을 주기도 했다. 책은 마음을 사계절로 나누는 구성으로 이뤄졌다. 꿈을 향한 용기가 필요한 봄, 냉정과 열정을 가슴에 품고 달려야 하는 여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야 할 가을 그리고 기적을 바라고 바라는 겨울. 부담없이 다가오는 위로의 글들이 선사하는 감동이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책이다.
<8위>
■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펴냄│751쪽│28,000원
타민족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까? 대륙마다 문명 발달 속도에 차기가 있는 이유는 뭘까?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명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퓰리처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인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1만3,000년 전 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제국, 지역, 문자, 농작물, 총의 기원뿐 아니라 각 대륙의 인류 사회가 각기 다르게 발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환경적 차이에서 찾는다. 각 민족이 지닌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선사시대부터 환경적으로 유리한 지역에서 살게 된 '우연'이 오늘날 문명의 우열을 가리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 원주민의 거주지역이 바뀌었다면 오늘날의 사정은 정반대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흥미롭고 의미있는 관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9위>
■ 아기가 잘 먹는 이유식은 따로 있다
김정미 지음 | 레시피팩토리 펴냄│302쪽│12,800원
육아 파워 블로거 마더스고양이 김정미씨가 실제로 자신의 아이들에게 먹여본, 아이들이 잘 먹는 레시피만을 모은 책이다. 다양한 레시피를 늘어 놓고 필요하면 사용해라 식의 정보가 아닌, 실제로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레시피만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네이버 육아 카페 마더스 설문조사를 통해 엄마들이 진짜 원하는 이유식 정보도 곳곳에 담았다. 또한 이유식 뿐 아니라 간식 레시피도 풍성하게 담아냈다. 이유식에는 조리 저누후 무게를 함께 소개해 초보 도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시기별로 잘 먹는 이유식, 감기나 변비에 걸렸을 때 먹으면 좋은 이유식, 도시락 이유식, 보양 이유식 등이 총정리 됐다.
<10위>
■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펴냄│319쪽│15,000원
정신과 전문의이자 대인관계 전문가인 저자가 소개하는 관계 심리학에 관한 책이다. 자존감을 지키면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다양한 임상 사례와 심리학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연령대별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여러 피상적인 이유 근원에는 '소통의 부재'가 자리한다고 말하며 본심에 귀를 기울이는 '건강한 까칠함'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비쳐보는 심리적 방법과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는 치유법, 상처받지 않고 상대방을 움직이는 관계의 법칙 등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