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때 스스로는 물론, 주변까지 두루 살필 수 있게 되며 한 걸음 성장하곤 한다. 책은 마음이 지친 장미 저택 주인을 대신해 멧밭쥐들이 황량해진 정원을 정성껏 돌보며 되살리는 과정을 담았다. 하지만 시든 장미를 되살리는 작업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식물을 기르는 것은 그 식물의 가능성을 믿어 주는 일과 같으니까. 병든 가지를 잘라 내고 낙엽을 덮어 주면서 식물이 건강하게 꽃 피울 것을 기대하는 일. 이를 위해서는 겨울이 지나고 봄에 싹이 틀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좌절의 순간을 다루는 동시에 우리 곁을 지켜 주는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멧밭쥐들이 선물한 온기와 향기가 장미 정원에 퍼져 가듯이, 그렇게 독자의 마음속 그늘에 위안이 되어 줄 것이다.
■ 장미 저택
김지안 지음 | 창비 펴냄 | 6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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