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인상주의 화가들이 외면한 색, 검정 - 남궁산 『문명을 담은 팔레트』
[책 속 명문장] 인상주의 화가들이 외면한 색, 검정 - 남궁산 『문명을 담은 팔레트』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3.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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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가 점묘법으로 그린 ‘서커스 사이드쇼’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미술 시간에 검정 수채화 물감을 사용했다가 선생님께 지적을 받고 의아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검은색은 색이 아니니 사용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선생님의 지적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게 됐습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인상주의 화가들은 검정은 색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뉴턴 이후 발달한, 빛과 색에 대한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지요. 무지개의 7가지 빛을 모두 합치면 무슨 색 빛이 될까요? 답은 무색입니다. 무지개의 빛깔은 가시광선이 분리된 것이니 다시 합치면 색이 없어지지요.

검정은 사물이 모든 빛을 흡수해도 만들어지지만, 모든 빛이 없어져도 만들어집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검정을 빛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빛을 표현하는 그들로서는 색이 없는 셈이었지요. 그래서 검정은 색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검정 대신 주로 짙고 어두운색을 썼습니다. 하지만, 모든 인상주의 화가들이 검정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인상주의의 아버지 마네는 많은 작품에서 검정을 이용했고, 르누아르는 코끼리의 상아를 태워 만든 검은색 물감을 애용했거든요. 

고흐 역시 검은색 물감을 자제하라는 동생의 의견에 반대한 적이 있는데요. 외려 고흐는 더욱더 짙은 검정을 표현하기 위해 프러시안블루 등을 검정 안료에 섞기도 했습니다. <107~110쪽 요약>

■ 문명을 담은 팔레트     
남궁산 지음 | 창비 펴냄 | 216쪽 | 12,000원

* 이 기사는 2017년 3월 27일자 독서신문 [요리book 조리book] 지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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