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발자취를 따라 효(孝)를 새롭게 디자인하다
정조의 발자취를 따라 효(孝)를 새롭게 디자인하다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4.02.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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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 작가 '수원8경' 기획전 '주목'
3월 4일부터 7일간 한벽원미술관
▲ 작품 '화산두견'

[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정조의 효 사상을 일깨우고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김대원 작가의 수묵화 '수원8경' 기획전이 오는 3월 4일부터 3월 10일까지 7일간 서울 종로구 팔판동 월전미술문화재단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수원8경'은 예로부터 수원 화성의 아름다운 8경치를 뜻하는 말로, 정조가 화성을 완공한 뒤 축하연을 할 때 김홍도에게 수원의 봄과 가을의 아름다운 경치 8개씩을 그려 바치도록 명하였다고 한다. 김홍도는 춘8경 5폭과 추8경 3폭으로 '화봉팔관도'를 그렸다고 기록돼 있는데 이것이 '수원8경'으로 불리면서 수원의 명소가 됐다.

이번 전시회는 외형적으로는 '화산두견', '나각망월', '화홍관창', '남제장류', '북지상련', '광교적설', '서호낙조', '팔달제경' 등 '수원8경'을 표현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정조의 부모에 대한 효심과 백성들에 대한 애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건축한 화성의 아름다움이 작품마다 보기 좋게 녹아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 화성은 정조의 효 사상과 화려함, 실용성을 고루 갖춘 동양 성곽의 백미로 꼽힌다. 이번 '수원8경'전은 다른 전시회와 달리 정조의 효 사상을 후손들에게 일깨우기 위해 8개의 작품마다 상세한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전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이해를 돕도록 했다.

역사적 비극 인물인 사도세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정조의 애끓는 효심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정조는 왕위에 올라 비통하게 죽은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사도'라는 명칭을 폐하면서 '장헌'으로 추존했다. 1899년에는 다시 장조(莊祖)로 추존됐다. 사도세자의 묘는 처음 양주 남쪽 중량포 배봉산 기슭(현재 서울시립대 부근)에 조성됐다가 1789년 배봉산에 있던 아버지의 무덤을 수원 화산으로 이장하고 현릉원이라 명명했다. 수원의 이름도 화성으로 변경했다. 이후에 정조는 부친의 곁에 잠들겠다는 유지를 남겨 화산에 융건릉이 만들어지고 원찰인 용주사를 크게 지었다. 특히 '수원8경' 중 '화산두견(花山杜鵑)'은 이렇듯 아비를 그리는 정조의 효심이 배어있고 극상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한편 작가 김대원은 현장사생을 바탕으로 한 실경산수를 즐겨 그려왔다. 작가는 시골 출신이라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선천적이며 경험적인 시각과 감각을 갖고 있다. 작가가 자연경관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을 분석하기보다는 자연과 조화하려는 그는 서정성이 강조되고 우리식의 조용한 관조의 시각을 지닌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그의 미적 감각은 고향인 안동에 젖줄을 대고 있다. 흔히 접하는 고가(古家)와 수목의 풍경에 매료된 유년의 경험이 그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셈이다.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작가는 지난 1986년부터 수원 경기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그의 눈에 수원 화성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이를 위해 학생들과 함께 수원화성 사생을 꾸준히 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경관을 화폭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상의 흔적과 빛나는 문화 유산을 자신의 작픔 세계에 녹이려고 노력하였고, '수원8경' 또한 이러한 맥락으로 봐야할 것이다.

따라서 김대원의 '수원8경'은 부모에 대한 효심이 약화된 요즈음 정조의 지극한 효심을 본받고 효를 일깨우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이 더욱 그 가치를 발하고, 모든 이들이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김대원의 그림이 지역 사회를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좋은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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