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
충사
  • 권구현 기자
  • 승인 2007.08.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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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으로 펼쳐지는 벌레들의 세상
▲ 인간에게 해악을 입히는 벌레를 처리하는 주인공 긴코(오다기리 조 분) 

우루시바라 유키의 몽환적인 벌레들이 sf의 거장 오오토모 카츠히로를 만나 스크린 위를 날아 다닌다.
 
특수한 능력을 지닌 '충사'들의 여행을 환상적으로 그려 지난해 고단샤(講談社)만화상을 수상한 화제작이 <아키라>, <메모리즈>로 일본 문화의 젊은 기수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화가 겸 영화감독 오토모 가쓰히로(大友克洋) 감독의 손에 의해 옴니버스 단편식 만화에서 2시간 넘는 실사의 영상 예술로 지난 봄 일본에서 개봉 되었다.

일찍이 나가하마 히로시 감독에 의해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되어 큰 인기를 끌은 바 있지만 작가의 현실 불가능한 세계를 실사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충사’ 매니아들에겐 큰 기쁨 이다.

충사의 줄거리의 벌레와 그 벌레로부터 사람들을 구출하고 서로간의 공생을 모색하는 충사 긴코의 이야기 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무릇 불길하고 꺼림칙한 것. 하등하고 기괴하여 흔한 동식물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 이형(異形)의 무리에 대해 두려움을 품어왔고 언제부턴가 이들을 한데 묶어 '벌레'라 칭한다. 생명의 근원에 가까운 것, 또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벌레들은 그저 자신의 살기 위해 알고 있는 방법들을 행하는 것 뿐이지만 그들의 삶의 행태들은 인간과 공생하고 때로는 그들의 삶을 위협한다.

▲ 벌레로 인해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들리는 뿔달린 소녀

긴코는(오다기리 조 분)는 여행길 숙소에서 4개의 뿔을 가진 소녀를 만나 그녀를 구해준다. 이어서 벌어지는 탄유(아오이 유우 분)와의 재만남, 긴조의 숨겨진 과거 이야기 등 수많은 고난과 역경, 이러한 숙명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여행은 원작의 시대 배경보다는 좀 더 오래된 일본의 과거 속에서 아름답게 영상으로 구현된다.

▲ 집안 대대로 몸에 벌레를 키우고 있는 탄유 (아오이 유우 분) 

벌레의 유영하는듯한 움직임은 cg로 충실하게 재현 되었다. 캐스팅 당시 논란의 여부가 있었지만 오다기리 조의 백발의 깅코 연기는 그의 수려한 외모와 더불어 특유의 아우라 넘치는 눈빛 연기로 원인 모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퇴치하지만  그 누구보다 무시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가진 긴코를 잘 나타내고 있으며, 아오이 유우의 청초한 매력 또한 태어남과 동시에 벌레를 몸에 지니고 있는 탄유의 아픔을 잘 나타내고 있다.

환상적인 영상미와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 부분에선 2시간 남짓한 필름 속에 원작이 가지고 있는 단막 형식의 다양한 에피소드 담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연성이 떨어지면서 억지로 이어놓은 듯한 스토리는 원작의 흥미진진함을 저해하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유명한 오토모 가쓰히로의 장점이 원작에 충실하고자 했던 노력 속에 많이 죽어버린듯한 안타까움도 남는다.

▲ 벌레들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긴코

정령도 유령도 아닌 신비로운 벌레의 생명의 근원을 캐내어 가는 긴코의 여정에서 느껴지는 벌레에 대한 신비, 두려움,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깨달음은 벌레는 그렇게 인간에게 상처를 주거나 위협하지 않고, 단지 거기에 존재하듯 있었을 뿐이고, 벌레에 대한 인식은 타자에 대한 두려움이 낳은 인간의 편협한 생각이였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 된다.
 아직 국내 개봉에 대한 뚜렷한 계획은 잡히지 않았지만, 국내에도 원작에 대한 골수팬들이 많이 존재하기에 조만간 그 모습을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충사     © 독서신문

충사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오경화 옮김 / 대원씨아이(주) 펴냄 /각권 230쪽 내외 / 각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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