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그거 아주 무서운거다. 제 아무리 미사일을 쏘아도 영해를 벗어나지 못하고 핵을 만들었다손 치더라도 미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은 무서운거다. 북한이 가지고 있다는 핵(또는 준비단계)의 존재만으로도 한반도에는 위기가 감돌고 국제관계에 치명상을 주며 동포들의 아픔은 깊어만 가기 때문이다.
헌데... 핵실험 이후 우리 정치권의 대응은 너무한게 아닌가 싶다. 정부당국자는 나름의 고민과 고충 속에서 국제관계의 역학이라는 엉킨 상태를 푸느라 고생이지만 정치권은 춤판에 대한 논란 말고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이 민감한 시기에 춤을 추는게 제정신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고 문제 제기자 역시 춤을 췄었다는 폭로와 핵실험 이전이었기에 상관없다는 제기자의 항변에 미사일 발사는 아무 일도 아니냐는 지적이 꼬리를 문다.
일반 국민에 비해 정치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내 눈에도 정치권의 반응은 어이없고 슬픈 모습일 뿐이다. 썩은 물이 고인 곳이라 하더라도 맑은 물을 끊임없이 제공하면 당장은 혼탁해 보여도 결국은 맑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참여정치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런 내 눈에도 지금의 정치권은 한심한 존재일 뿐이다.
정치허무주의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 주원인을 제공한 이는 정치권이지만 두 번째 제공자로 불리는 언론 역시 별반 다를게 없다. 정치권의 한심한 작태를 비판하는 것은 의무이고 좋은 일이지만 희망이 있다는 그 어떤 증거도 내보이지 못하고 오로지 이전투구만을 보도하고 때론 유발하는 것은 잘못하는 것이다. 희망의 맹아들이 자라고 있지만 그에 대한 어떤 보도도 없이 지저분한 이야기를 지면에 싣는 것은 같이 죽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언제까지 정치를 더럽다고 피하고 외면하고 그럴 것인가. 그게 과연 바람직한 방향이냐를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이들이 행동으로는 여전히 구태를 유발하고 오히려 싸움을 즐기는 것은 도덕적이지 못하다. 떳떳한 일이 결코 못된다.
이러한 시기에 오늘 우연히 알게된 우리지역 선관위가 연다는 민주시민교육강좌 소식은 반갑기만 하다. 선거에 한해서이지만 정치권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큰틀의 흐름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일을 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이 허무주의와 배타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제대로 감시하고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민주시민교육은 작지만 큰 움직임이기에 그렇다.
정치권과 언론의 행동에 “그게 아니잖아!”를 주장하던 내게 작은 물줄기가 하나 다가오는 기분인 것이다. 제발 좀 아닌 길을 멀리하고 바른 길로 전진 좀 하자. 애절하게 요청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