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는 ‘도서관 이용객수’가 결정한다
복지국가는 ‘도서관 이용객수’가 결정한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2.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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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라고 하면 흔히 국민들의 임금이나 건강 혹은 주거 복지에 특별히 신경 쓰는 나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빈부 격차로 인한 생활 불안을 국가가 덜어주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책 『모든 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의 저자 윤송현은 그 길을 ‘도서관’에서 찾는다. 이 책은 저자가 10여 차례에 걸쳐 북유럽 80여 곳의 도서관 현장을 답사해 완성한 일명 ‘북유럽 도서관 견문록’이다.

도서관은 어떻게 복지국가의 플랫폼으로서 작동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먼저 복지정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자. 윤송현에 따르면, 복지정책의 요체는 정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 민주시민 의식을 기르는 데 있다. 이는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등 전 생애주기에 걸쳐 이뤄져야 하는데, 그 역할을 바로 도서관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이 왜 중요하고,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위 논의를 활성화하려면 북유럽처럼 도서관 문화가 잘 정착된 나라의 모습을 면밀히 탐구하는 게 좋다. 윤송현은 “1900년 전후 북유럽의 근대화를 주도한 사람들은 독서운동부터 시작했다. 계몽을 통해 근대적인 시민의식, 자주의식을 갖게 하여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소득을 증대하고, 생활을 개선하게 하려는 의도였다”며 “복지국가를 향한 모든 사회 개혁 과정에 도서관이 시민의식 함양이라는 굳건한 토대를 쌓아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북유럽 도서관의 특징 중 하나는 시민들이 도서관을 ‘만남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한다는 점이다. 윤송현은 “도시 중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도서관을 만들려고 한다. 도서관은 조용하고 정숙해야 하는 공간이라는 관념은 거의 안 보인다”며 “어떻게든 사람들이 쉽게, 편하게, 많이 모일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가령 덴마크 헤아닝 중심가에는 방치된 상가 건물을 리모델링한 도서관이 있는데, 바로 ‘헤아닝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1층에 카페와 신문과 잡지 등을 볼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사람들이 작은 프로그램이나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유인책인 셈이다. 윤송현은 “도서관에서는 매일 다양한 행사, 강좌, 모임이 열렸다. 입소문을 탄 도서관은 금방 명소가 되었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도심을 바꿔놓았다”고 설명한다. 즉 도서관을 ‘만남의 공간’으로 기능하게 하여 우연히 도서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도서관을 만남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접근성이 높아야 한다. 그러니까 모든 국민이 도서관 서비스를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은 장애인과 이민자도 불편함 없이 도서관을 이용하게 만들어 놓았다. 차별 없는 정보 제공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것이다. 두 나라의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독서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서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했다. 또한 이민자들이 모국어를 사용하고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가게 하도록 다양한 언어의 외국어 도서를 비치했다.

윤송현은 “그렇게 도서관은 모든 보편적 복지정책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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