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마케팅,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다
스페이스 마케팅,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다
  • 강희원 대학생 기자
  • 승인 2021.12.06 1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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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소비자들은 단지 필요에 의해 물건을 사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물건 그 이상의 것. 취향과 생활 양식을 반영한 가치다. 어떤 사람에 대한 정보는 그가 사용하는 브랜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구현된 가치가 곧 개인을 나타내는 표상이자 또 다른 자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감지한 기업들은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했다. 판매는 온라인의 편리성을 적극 활용하되, 오프라인은 밀도 높은 브랜드 경험 제공에 집중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그것의 강점을 내세워 제안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은 체험의 장(場)으로 재탄생했다.

​책 『공간, 하다』에는 브랜드를 반영한 공간을 저자가 직접 관찰하고 취재한 내용이 담겨있다. 경험이 취향의 근간이 되는 것을 인지한 기업과 브랜드들이 어떤 방식으로 고도화된 마케팅을 펼치는지 알아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가령 가구 브랜드 대표 주자 이케아는 팝업 매장에서 구매를 온라인으로 하게끔, 제품에 QR코드를 부착해 놓는다. 성수동 아모레 뷰티 라이브러리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클렌징과 기초 제품부터, 메이크업용 색조 제품까지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제품을 이용해 볼 수 있다. 철저히 사용자 경험을 위한 곳으로 활용된 이곳은 제품을 판매하지 않아 더욱 혁신적이고 진정성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온라인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제안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전략은 성공적으로 안착되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탔다.

​책과 생활 잡화를 판매하는 복합문화공간은 어떨까. 을지로 근처 서점 아크앤북은 책을 중심으로 생활양식을 제안한다. 보통 같은 종류의 물건들이 한 매대에 놓이는 데 비해, 아크앤북의 문구 코너는 만년필 옆에 노트와 펜을 배열했다. 여기에 창의성에 도움이 될 만한 책도 진열했다. 책은 꽂히거나 쌓인 상태가 아닌 정면으로, 책 커버가 보이게하여 주제를 강조했다. 이렇게 특정 주제에 따라 물건을 배치하는 맥락 중심 기획으로 '메모는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라는 메세지가 만들어진다. 맥락을 두른 제품은 짙은 호소력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소비자는 기획이 전달하는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공간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때문에 공간 기획 의도를 분석하는 것은 브랜드를 일구어낸 사람들의 고민을 짐작하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에 대해 나름의 관점을 지녀보면 어떨까. 기획과 디자인을 파악하는 시야가 점차 확장되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서신문 강희원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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