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에게 듣다] 조병식 자연의원 원장 “만성 질환, 자연치유로 극복할 수 있다”
[명사에게 듣다] 조병식 자연의원 원장 “만성 질환, 자연치유로 극복할 수 있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1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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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들이 만성 질환을 달고 산다. 대개의 만성질환자들은 병원에 방문해서 치료를 받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질병 악화를 막기 위함이지 근본적으로 치료를 하지는 못한다. 또한 만성질환은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들의 약 투여는 평생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만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라지만,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이 이것들로부터 벗어나 살기는 여간 쉽지 않다. 만성 질환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힘든걸까.

만성 질환을 자연 치유로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경북 경주에서 ‘자연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병식 원장이다. 자연의원은 2005년 그가 부산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중 ‘자연 속에 답이 있다’는 생각에 산으로 들어가 설립한 병원이다. 서점가에는 그가 자연의원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처방한 자연 치유법에 관한 책들이 출간돼 있는데, 이 책들은 모두 약을 쓰지 않고 자연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과연 조 원장의 해법은 만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지난 11월 조 원장을 만나 만성 질환을 낫기 위한 해법에 대해 물었다.

조병식 자연치유 아카데미 원장 [사진=안경선 PD]

Q. 지역에서 병원을 개원해 운영하다 돌연 산으로 들어가 ‘자연 의원’을 열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현대 의학은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대증요법(질병의 치료 방법의 하나로 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처하는 치료법)을 실시하면서 환자의 병세를 누그러뜨린다. 주로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약을 처방하거나,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진통제를 주는 식이다. 물론 대증 요법이 당장은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가 몸에만 병이 드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병이 든다는 거다. 현대의학은 육체에만 치중하면서 마음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자연 치유력’이라는 개념에서 실마리를 얻었다.”

Q. 자연 치유력?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두가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하나는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활용해서 인체의 재생 시스템을 되돌리는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뼈가 부러져도 저절로 붙고, 상처가 나도 스스로 낫는다. 여러 대사 질환도 철저히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면 좋아지기 마련이다. 다른 하나는 인체 치유의 조력자가 자연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기, 물, 숲 등을 가까이하면 이런 것들이 모두 치료제가 될 수 있다.”

Q. 만성질환을 자연의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다소 받아들이기가 힘들긴 하다. 병원에서 집중 치료 받는 게 더 좋지 않나라는 인식이 더 일반적이지 않나.

“사실 20년 전만해도 대체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 중에서도 자연의학은 정말 소수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대체의학을 공부하는 의사들이 많이 늘어났다. 현대의학으로 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의사들이 많아진 것이다.”

Q. 자연치유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우리 몸 안에 생긴 만성 질병들은 대부분 대사 증후군과 염증부터 시작된다. 이때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질병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좀 올라가거나 염증이 가끔 생기는 건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다. 하지만 이때는 제때 약 처방만 받으면 증상이 나아지니까 그대로 생활습관을 유지한 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실 이 모든 것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에 있다. 이런 걸 놔두고 지내면 대사 기능과 면역 기능이 점차 안 좋아져서 나중에는 합병증과 암이 발생하게 된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기만 하면 대사 기능과 면역 기능이 좋아질 수 있다.”

[사진=안경선 PD]

Q. 자연 치유에도 ‘골든타임’이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우리 몸은 만성 질환이 생기면 몸에 이상 신호를 보낸다. 몸이 산성화되기 시작하면 젖산이 쌓이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피로물질이다. 어깨가 뻐근하거나, 손발이 차고, 두통이 생기는 게 모두 젖산이 쌓이면 생기는 증상이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증상이 젖산이 쌓인 결과라고 보면 된다. 이런 몸이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혈압이나 혈당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대사 증후군을 겪는다. 그걸 또 방치하면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합병증 등이 차례로 오게 된다. 그래서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피곤하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의 생활 태도를 바꾸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Q. 책에서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생활도 중요할 것 같은데…

“우리 주변에 건강한 먹거리가 없다. 요즘 나오는 곡식이나 과일, 채소 등은 전부 농약을 치고 비료로 키운 것들이어서 영양소가 부족하고 유해 물질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식재료를 가공하면 영양가가 떨어짐에도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다. 여기서 그 식재료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재조합해 만들어낸 농산물로, 이 GMO로 만든 식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라는 것도 문제다. 유럽 선진국들은 GMO표기를 의무적으로 하게 만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대로 표현을 안해도 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축은 옛날처럼 방목해서 키운 게 아니라 공장에서 키우지 않나. 이들에게 먹이는 사료가 GMO 식품에다가 성장 촉진제와 항생제 덩어리인 경우가 많다. 그걸 먹고 자란 소, 돼지, 닭들은 병이 들기 마련이다. 먹이 사슬의 가장 위에 위치한 인간의 건강이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유기농 친환경 식품 위주의 식단이 좋다. 또 육식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인체에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것들을 배제한 채식 위주로 식단을 권한다.”

Q. 고기를 피해야 한다니. 동물성 단백질이 포함된 식품은 아예 먹지 말아야 하는가.

“우리 몸에 염증을 만들고 대사 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동물성 포화지방산’과 ‘스트레스’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이 우리 몸을 점점 ‘산성화’시키고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산성화된 인체를 염기성으로 바꿔야하는데, 그러려면 동물성 포화지방산인 육고기, 생선, 유제품 등은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Q. 고기를 먹지 않으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경증인 경우에는 나는 한 주에 한 두 번 정도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중증 또는 투석 직전의 신부전증 환자들은 식습관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때는 그냥 멸치국물이나 젓갈, 김치도 자중하라고 하며 100% 채식을 해야 한다고, 완전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말한다.”

[사진=안경선 PD]

Q.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제일 쉬운 방법으로는 마음 속으로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자꾸 외우는 것이다. 나는 이걸 줄여서 ‘미용감사’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억울함, 슬픔, 분노 같은 것들이 올라오잖나. 이럴 때 차분히 앉아서 마음속으로 5분간 미용감사를 되뇌이면 번잡했던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

또한 나는 환자들에게 호흡에 집중하라는 ‘호흡 명상’을 가르친다. 복식 호흡이나 단전 호흡을 하면 일석 삼조의 효과가 있다. 호흡에만 집중하면 해로운 생각이 나가고, 폐활량이 늘어나고, 기혈 순환이 잘 될 수 있다.”

Q. 생업으로 인해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도시에서 만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게 이번 『조병식의 암 캠프 13일』 그리고 『조병식의 만성신부전 캠프 10일』을 펴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자연 치유법은 누구든지 집에서 따라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사실 이 방법들이 그렇게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라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잖나. 난치성 중증 환자일수록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또한 고혈압, 당뇨, 대사 증후군, 염증 같은 가벼운 질환들도 약물치료만 하고 방치하면 10년이나 20년 뒤에 중증 환자가 될 수 있다. 이걸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자연의학은 곧 예방 의학이다.

먹거리를 챙겨 드시라는 말 외에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걷기 운동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돕고 심장의 부담을 줄인다. 이밖에 혈압과 혈당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다들 걷기 운동보다 좋은 게 없다고 말하잖나. 흔히 사람들이 걸을 시간이 없다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계단은 평지를 걷는 것보다 2배의 효과가 있다.

여기에 더해 나는 환자들에게 걷기 명상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명상이 꼭 앉아서 눈을 감아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명상의 핵심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생각을 멈추는 일이다. ‘오른발, 왼발’ 차례로 발을 내딛고, 발이 땅에 닿는 감각에 집중하면 그게 곧 ‘걷기 명상’이다.”

Q. 요즘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몇가지 팁일 뿐, 결국 자기 삶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살면서 정말 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삶을 되돌아 볼 수밖에 없는데, 어떤 자기만의 삶의 목적이 뚜렷해야 그런 힘듦이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많은 일들이 그냥 지나가는 일일 뿐이다. 과거들을 돌아보면 그때는 많이 힘들고 아팠지만 또 지나가고 보면 그 상처가 아물지 않나.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들도 그렇게 지나가기 마련이다. 하나 더 언급하자면 옆에 좋은 지지자를 두라고 권하고 싶다.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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