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나태주 시인협회장 “무릎 꿇고 세상을 올려보라”
[책 읽는 대한민국] 나태주 시인협회장 “무릎 꿇고 세상을 올려보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5.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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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경선 PD]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무심히 지나치는/골목길//무겁고 단단한/아스팔트 각질을 비집고/솟아오르는/새싹의 촉을 본다//얼랄라/저 여리고/부드러운 것이!//한 개의 촉 끝에/지구를 들어올리는/힘이 숨어있다.”(「촉」)

골목길, 검은 아스팔트 위로 올라온 새싹은 무심하다. 딱 시인이 그것을 바라보기 전까지만. 얼마나 사랑을 해야 작은 새싹 하나는 지구를 들어 올리는 힘을 가지게 될까. 나태주는 그런 시인이다. 열렬히 사랑하는 시인.   

사랑을 하면 연인 얼굴에 있는 작디작은 주근깨가 보이고, 또 그것이 꽃으로도 보이지 않던가. 사랑을 하면 아이가 싼 똥도 귀여워 보이지 않던가. 그렇기에 시인의 사랑은 꽃에서, 지나가는 아이에게서, 연인에게서, 아내에게서, 사람에게서, 생명에게서 무언가 다른 것을 본다. 이별에게서, 기다림에게서 고독에게서, 슬픔에게서, 몽당연필 같은 상처 입고 망가지고 닳아질 대로 닳아진 하찮은 것들에서조차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그리곤 이내 미안해한다. “누군가 죽어서/밥이다//더 많이 죽어서/반찬이다//잘 살아야겠다.”(「생명」) 역시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냥 줍는 것이다//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버려진 채 빛나는/마음의 보석들.”(「시」)
사랑하는 시인 나태주 시인협회장이 등단 5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역시 창간 50주년을 맞는 <독서신문>과 만났다. 꽃이 아름다운 어느 카페에서. 카페로 가는 길, 보도블록 위로 피어있는 작은 꽃들을 보며, 사람들을 보며 시인은 연신 감탄했다. 이 세상은, 하루하루의 삶은 기적과 같다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그래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냥 거리에 주저앉아서 인터뷰를 해도 좋겠다고 했다. 반백 년을 사랑하며 살아온 시인은 그 자체로 시였고 사랑이었다.  

[사진= 안경선 PD]

Q. <독서신문>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 명사로 선정됐다.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A. 남보다 좋은 인생을 사는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70년대에 등단했을 때 <독서신문>이 창간했어요. 굉장히 인기가 있었어요. 먼 시골까지 닿을 정도로 대단했죠. 그때는 타블로이드판으로 나왔어요. 책 자체가 인생이니까, <독서신문> 독자분들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훨씬 좋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책을 사랑하는 것은 인생을 사랑하는 거니까요. 

Q. <독서신문>은 창간 50주년인데, 시인은 등단 50주년이다. 반백 년 시인의 삶을 돌아본다면…

A. 참 길었지만, 한편으로는 꿈같지요. 순간과 영원이 같이 있다고 할까요. 변화하되,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게 성장이라면 성장했다고도 할 수 있어요. 톨스토이가 성장이라는 인생의 화두를 가지고 이야기할 때 말한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소통이에요. 나와 너와 그리고 세상과 소통. 소통이 없으면 시가 안 떠올라요. 시 속에서 시를 찾으면 안 돼요. 시 밖에서 찾아야 해요. 인생 속에서 인생 찾으면 죽어요. 학문 속에서 학문 찾으면 죽습니다. 오늘날의 대학이나 작가들이 곯아버리는 이유는 안에서 찾기 때문이에요. 물론 자기 길은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갇혀있는 상태로 찾으면 안 돼요. 바닷물을 막아 놓으면 안에 있는 것들이 모두 죽지만, 조금이라도 열어놓으면 살아요. 그게 소통이에요. 소통해야 해요. 어제는 열 편 썼고, 여기 오면서도 시를 두 편 썼는데, 제가 세상과 소통했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는 몰입이에요. 몰입해야 해요. 몰입이라는 것에는 즐겁다, 좋아한다가 밑에 깔려있어요. 오늘 『논어』를 보려고 가지고 나왔는데요. 『논어』에 ‘좋아한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와요. 나는 호학(好學)하는 사람이다, 성인이 아니고,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저는 50년 시를 썼는데, 몰입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해서 그렇게 한 거예요. 좋아하는 건 함부로 하면 안 되잖아요. 저는 ‘받들 듯이, 시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애기다’라는 자세로 시를 쓴 것 같아요. 
세 번째는 죽음을 기억하는 삶이에요. 순간을 영원처럼, 영원을 순간처럼. 순간을 함부로 살지 말라는 이야기예요. 또한, 지나고 보면 긴 세월도 순간이라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50년이 꿈같다,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Q. 시가 왜 좋았는지? 

A. 나를 살려주니까. 나를 좋게 해주니까. 그래서 좋은 거예요. 왜 꽃이 좋습니까? 그냥, 나를 좋게 해주니까. 그게 다예요. 문삼석 시인이 쓴 「그냥」이라는 시가 있어요. “엄만/내가 왜 좋아?//그냥…./넌 왜?//엄마가 좋아?/그냥….” 무슨 이성적으로 따져서 좋은 게 아니에요.
또한, 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살린다’예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명의 가치예요. 그다음이 사랑이에요. 살려놓고 사랑을 해야지요. 시인은 시를 통해 위로와 축복과 응원을 함으로써 나와 너를, 세상을 살리는 거예요. 나는 너를 응원합니다. 어려운 게 아니에요. 

Q. 나태주의 시가 너무 쉽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드물지만 있는데…

A. 저의 시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요. ‘나태주의 시는 한국 시의 슬픔이다’라고 칼럼을 쓴 사람도 있어요. 나태주의 시만 팔리고 다른 시는 팔리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나태주라는 사람의 시가 대단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해요. 저는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제 시는 대단한 시가 아니에요. 그런데 대단한 시라면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해요. 시는 대단하지 않아야 해요. 조그마해야 하고, 쉬워야 하고, 낮아야 하고, 부드러워야 하고, 이미 한 소리를 또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시인이 근엄한 표정을 짓고 ‘내가 시인인데 덤벼!’ ‘니들이 게살 맛을 알아?’라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나 시인인데, 나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같이 놀아요’가 맞아요. 

[사진= 안경선 PD]

Q. 50년 동안 시를 썼고, 베스트셀러 시집을 여럿 낸 것 치고는 겸허하다.   

A. 장욱진 선생이 서울대 교수 시절 절에 갔어요. 그때 행색이 좀 특별하니까 스님이 묻습니다. ‘뭐 하는 사람이고?’ 선생이 이렇게 답해요. ‘그림 좀 그립니다.’ 그러니까 스님이 ‘허, 말할 줄 아네, 이보시오, 차 한잔합시다.’ 장 선생은 ‘나 유명한 화가요’ ‘나 서울대 교수요’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저는 50년 동안 시 5,000페이지를 썼어요. 그런데 누가 물으면 ‘시 조금 씁니다’라고 말해요. 마음속에 5,000페이지가 있으면 시는 한 페이지도 안 나와요. 눌려서 못 살아요. 한 페이지도 없는 데서 시작해야 다시 5,000페이지가 되는 거예요.       

Q. 50년 시(詩)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가 있다면…

A. 이런 건 의미가 없어요. 제가 기억한다고 해서 뭐 별게 아니에요. 시는 시인 본인이 대표작이라고 해봐야 중요하지 않아요. 시 선택권은 시인에게 있는 게 아니에요. 독자한테 있는 거예요. 이게 무서운 겁니다. 옛날에는 대표작을 시인이 정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세상이 선택해요. 저는 시(詩)권재민이라고 말해요. 시를 선택하는 권리가 독자에게 있다. 제 시집 중에 45만 부가 나간 시집이 있어요.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이 시집은 독자들이 선택한 시를,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시들을 제가 다시 모아서 출간한 거예요. 독자들이 선택한 시가 결국 살아서 돌아온 것입니다. 세상이 유목민처럼 떠도는 저에게 시를 주고, 그 시를 제가 세상에 내놓으면 또 돌고 돌아 저에게 오는 거죠. 소통으로 시작된 순환이지요. 저는 이것을 ‘노마드의 시’ ‘떠돌이의 시’라고 불러요.    

Q. 나태주의 시집은 꽃다발이다. 연인에게 안기고 싶은, 꽃을 담은 시들. 독자들에게 꽃 한 송이 선물해 줄 수 있는지…

A. 급하니까 늘 핸드폰에다가 쓰는데요. 제목은 ‘제비꽃 연서’. 몇 시간 전에 쓴 거예요. "바람 뒤에 숨었구나/구름 뒤에 숨었구나/아니야/꽃잎 뒤에 숨었네/어떻게 찾지?/어떻게 만나지?/두리번거리는/나를 좀 봐다오." 시 앞에 ‘너’라는 말은 없지만 사실은 네가 있어요. 그건 제비꽃이기도 하고 사람이기도 하고. 독자가 될 수도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 귀한 사람. 약간 졸다가 썼는데요. 앞에 있는 ‘너’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썼어요.  

Q. “백합꽃 향기 너무 진하여 저녁때/대문이 절로 열렸네.” (「산책」 中) 시에서 꽃향기가 나고 독자의 마음은 열린다. 마음을 여는 꽃향기, 제조 비법은?

A. (웃음) 그 시 알아보는 사람 많지 않아요. 대문, 산책, 백합꽃은 서로 관계가 없어요. 더군다나 백합꽃 향기가 대문을 열었다는 것도 말이 안 돼요. 백합꽃은 시각, 향기는 후각이에요. 근데 이 후각이 액션을 한 거예요. 문을 연 거죠. 이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상상이에요. 어느 날 집사람하고 산책하다 보니 어슬어슬 어둠이 내리는데, 골목길 어느 집에 아무도 없는데 문이 열려있는 거예요. 저녁은 문을 닫아야 할 때인데 문이 열려있는 거죠. 근데 그 안에 백합꽃이 있어요. 그렇게 아름다운 백합꽃이라면 낮에도 문을 닫아놔야 할 텐데, 저녁에도 문을 닫질 않았어요. 여기에는 안에 있는 사람의 넉넉한 마음, 어떤 신뢰, 이런 것들이 있지 않았을까요. 열어놓는 마음. 
마음을 여는 꽃향기의 제조 비법은, 내가 먼저 열려야지요. 제가 낮아지고, 부드러워지고, 촉촉해지고, 어려지고. 그래야 열려요. 공자님 말씀에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게 있어요. 종이를 하얗게 한 다음에 그려라. 5,000페이지 빼곡한 시를 갖고 있으면 그림 못 그려요. 다 비우고, 빈 종이를 갖고 써야 해요. 흰 종이가 있어야 그림 그릴 수 있다. 마음을 지워야, 열어야 독자의 마음을 열 수 있어요. 무릎 꿇고, 절하고, 내려앉고, 우러러봐야 해요.             
저는 그런 경험이 참 많아요. 일본 어느 절에서 반가사유상을 본 적 있어요. 우리 신라에서 보냈다는 나무로 된, 그리 크지 않은 불상. 근데 사람들이 다 그냥 지나가요. 저는 자세히 오래 보고 싶어서 오래 봤는데, 그런데 자세히 보고 오래 봤는데도 예쁘지가 않더라고요. (웃음) 사랑스럽지가 않더라고요. 왜 그럴까? 이유는 제가 위에서 봤기 때문이었어요. 위에서 봤기 때문에 예쁘고 사랑스럽지 않았다. 바라보는 위치가 중요해요. 자세를 조금 낮추면 훨씬 좋게 보여요. 부드럽게 보여요. 더 자세를 낮췄어요. 그러니까 상당히 아름다우세요. 이제 주저앉았어요. 그랬더니 웃으세요. 바로 그거예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예쁘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고 대단하지 않아 보여요. 낮아지고, 엎드리고, 무릎 꿇고 세상을 올려다보라고.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위에서 내려다보지 말라고. 굽어보는 세상도 좋을 수 있지만, 그것만 있지는 않다고. 많이 아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사진= 안경선 PD]

Q.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런데 어떻게 앉은 자리에서 그렇게 시들을 쉽게 써내는지… 1년에만 200여 차례 문학 강의를 가는, 그 정신·육체 건강 비결이 있다면?

A. 저는 젊지 않고요, 건강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마음이 그러고 싶어요. 그리고 그 비결은 ‘나’한테 있는 게 아니에요. ‘너’한테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에너지와 영감을 줘요. 이 세상이 영감을 줘요. 그걸 제가 받아 쓸 뿐이에요. 시인은, 말하자면 기록하는, 받아쓰는 사람이에요. 세상이, 네가, 자연이 저보고 받아쓰라고 해요. 강연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강연을 가고 싶다고 가는 게 아니에요. 부르니까 가는 거죠. 제가 주인이 아니고, 강연을 들으러 오는 분들이 주인이지요. 제 뜻이 아니고, 세상의 뜻이죠. 나를 흥하고 망하게 하는 것은 ‘너’예요. 그러니까. ‘너’한테 잘해야 해요. <독서신문>도 <독서신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50년이 받쳐진 거예요. 그 좋아하는 사람을 무시하면 안 돼요.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Q. “그대, 오늘//볼 때마다 새롭고/만날 때마다 반갑고/생각날 때마다 사랑스런/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풍경이 그러하듯이/풀잎이 그렇고/나무가 그러하듯이.” (「섬에서」 中) 시인은 늘 새로운 렌즈를 끼는 것 같다. 그런 렌즈는 어떻게 사는지?

A. 시인은 매일 새로운 렌즈를 껴야 해요. 이 시는 삽시도라는 섬에서 저물어가는 섬 풍경을 보면서, 나무를 보면서, 바람을 느끼면서 쓴 시예요. 문장을 보면 도치법이죠. ‘풍경이 그러하듯이’부터 앞으로 가야 하는데, 뒤집었죠. 마음이 급해서. ‘좋겠습니다’ 앞의 말이 간절해서. 감정의 질서에 따라서 쓴 시죠. 
제 시는 다 이렇게 작은 시예요. 근데 시는, 작은 걸 가지고 큰 걸 말하는 거예요. 빙산을 생각하면 돼요. 타이타닉은 빙산을 잘못 읽은 거예요. 물 밖으로 조금 나온 부분이 아니라 바닷속 큰 부분이 타이타닉을 깨뜨린 거죠. 시라는 것은, 조그마한 단서가 있고, 그 작은 단서가 큰 얼음덩어리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길바닥에 있는 조그만 돌부리와 같아요. 돌부리에 걸려서 사람들이 넘어지잖아요. 이 돌부리는 밑에 뿌리가 없으면 사람을 넘어뜨리지 못해요. 가령 「촉」이라는 시처럼요. 저는 시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꽃 한 송이, 마당을 쓰는 행위, 돌멩이 하나가 지구를 들어올리고, 깨끗이 하고, 아름답게 하고, 사람을 살리기를 바라요.  

Q. 시인의 시들에는 한결같이 사랑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그런데 사랑하면 좋기도 하지만 아프기도 하다. 

A. 사랑이라는 것은 마음이 아픈 일이에요. 사랑하는 그 대상이 나하고 늘 같이하기가 어렵고, 사랑하는 대상이 잘못되거나 변하거나, 불행해지거나… 이것도 아프지요. “너를 생각하기만 해도/마음이 짠해진다/너를 만나도 여전히/마음이 조인다/목소리/듣기만 해도/목이 마르는 마음/왜 나는 네 곁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오늘 또 하나 쓴 ‘제비꽃 연서’예요. 집에 하나 있고, 아까 들려드린 것이 두 번째, 그리고 이 시가 세 번째 연서. 사랑은 꼭 까닭이 있고, 유익하고 편안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까닭이 없고, 유익하지도 않고, 편안하지 않아도 사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Q. 풀꽃 같은 책 혹은 인생 선배로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몇 권 추천 부탁드린다. 

A. 제가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과 공자의 『논어』예요. 이 책들은 성인들에게 추천해요. 두권 다 인생에 대한 책이에요. 『월든』은 특별한 세상을, 평범하지 않은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 지혜를 줘요. 『논어』는 평생 동안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줘요. 지혜라는 것은 방향을 제시하는 거예요. 지혜는 내가 겪지 못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서 미리 아는 거예요. 지식은 증명이 가능하지만 지혜는 미지의 어떤 것에 대해서 짐작으로 아는 거예요. 특히 저는 평소에 틈날 때마다 『논어』를 읽어요. 모르니까. 오늘 읽은 문장은 ‘불치하문’(不恥下問), 자기보다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그게 지혜롭다는 말이지요. 이 말이 느낌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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