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혼자 시간 보내기와 명상
[박흥식 칼럼] 혼자 시간 보내기와 명상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3.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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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저마다 모임과 행사 등을 가급적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때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갖다 보면 어떻게 유용한 시간을 보낼까 생각하게 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명상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제안 드립니다.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사람은 저마다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자칫 방심한 순간에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전염시키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병균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외의 것들, 이렇게 말해도 괜찮다면 건강, 청렴결백함, 순결함 등은 의지의 소산입니다.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될 의지 말입니다.” (알베르 카뮈, 『페스트』 중에서)

바이러스와 불평은 번식력이 강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까지 감염시킵니다. 지금 다행히 건강하다면 감사하면서 이 불량 바이러스가 빨리 종식되고 건강한 의지들로 내 몸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우리의 고통은 바이러스뿐만이 아닙니다. 고통에 관한 한 다들 비슷합니다. 우리의 고통은 아주 다르지만 괴로워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오해받거나 무시당할 때, 혹은 거짓이 진실처럼 당연하게 받아질 때 우리는 분노하고 슬퍼합니다. 또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합니다. 자신의 실패를 부끄러워하고 실수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자주 혼자라고 느끼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게다가 우리는 늘 현재를 놓치며 삽니다. 과거를 생각하다 현재를 놓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또 현재를 놓칩니다. 행복이란 어디서 뚝 떨어져서 내게 오는 게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간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할 때 그 하루하루가 쌓여 행복한 미래가 되는 겁니다. 사실 걱정이나 불만 혹은 우울함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마음을 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어떻게 명상을 할 수 있는지 <참선>의 작가이자 종교수행을 하는 테오도르 준 박이 다음과 같이 알려줍니다.

첫째, 스스로를 더 행복하게 만들려고 애쓰지 마라.

경쟁이 익숙한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기준을 정하고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 명상은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마음은 고요한 상태로 유지하자. 우리가 부정적인 마음 상태에 의식을 고정하지 않는 한 몸과 마음은 스스로 회복하게 된다.

둘째, 충분히 휴식하고 쉬어라.

명상은 본질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올바른 방법이다. 일단 참선 자세를 취하고 호흡을 조절하면 머리가 맑아질 것이다. 조용히 호흡에 열중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고요해진다. 몸이 가벼워지고 균형이 잡힌다. 지혜와 균형감 자신감을 회복하고 목적의식도 되찾는다.

셋째,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성찰하라.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가, 성공과 실패 어는 것이든 결과를 가져온 각자의 노력을 ‘원인과 조건’이라는 객관적 관점에서 성공 요인 혹은 이루지 못한 꿈의 실패 요인과 궤적을 체계적으로 분석해보자. 만일 나의 실패라고 하는 것이 내가 통제 할 수 없는 무언가 때문에 일어났다면, 그것은 진짜 나의 실패일까? 더 이상 스스로를 실패자로 비난할 필요가 없다.

넷째. 다르게 생각해본다.

성공 혹은 실패로 인해 우리가 달라졌음을 인식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승리와 실패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달라졌다. 각자 가슴 깊이 간직한 가치들을 기준으로 미래의 성공을 다시 상상해 본다.

다섯째, 이제 다시 시작할 시간이다.

다시 태어날 시간이다. 내부 기준에 기반한 마음속 상을 모두 내려놓고, 우리의 내면을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나는 누구인가?’ ‘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인생을 살아가는 자기만의 방식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바이러스와 부조리한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내면에 가지는 지극히 인간적인 약점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습관적인 무관심, 이기심, 허영심, 위선, 원망, 시기, 앙심, 혼란 등 우리가 숨기려고 애쓰는 양심과 모든 것이 진정한 문제입니다.

몸과 마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어느 한쪽에 벌어지는 일이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칩니다. 몸이 불편하면 마음도 불편해지기 마련입니다. 이와 반대로 균형 잡힌 자세를 취하면 정신적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몸의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고 외부의 움직임도 제약이 많을 때 정신적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도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몸의 면역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내면의 불행과 위험을 벗어나게 하는 정신적 위생법으로서의 명상이 필요할 것입니다.

명상은 참선의 도구로써 종교적인 수행이나 관행으로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바쁘고 복잡한 시대를 사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정신적인 위생 습관입니다. 매일 몸을 씻고 샤워하듯 명상을 수행하다 보면 샤워를 했을 때 내 몸이 깨끗해진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됩니다. 나의 오늘과 내일이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명상은 몸과 마음속 깊이 고요함을 느끼며 휴식하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조용히, 별로 힘들이지 않고 의식을 그 근원으로 돌려 몸과 마음 안에서 물결치는 불안과 긴장, 괴로움의 파도가 저절로 가라앉게 두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명상은 감정을 달래면서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시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심신의 불안과 두려움이 넘쳐납니다. 이럴 때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고 조용히 명상을 통해 잃었던 자신감과 에너지를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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