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친해지는 방법, “이제 미술관 가기가 즐거워졌어요”
미술과 친해지는 방법, “이제 미술관 가기가 즐거워졌어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2.12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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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예술은 미학적, 철학적 혹은 문학적 학설이 아니다. 예술은 하늘과 산 그리고 돌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한국의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김환기 화가의 말이다. 그렇다. 예술은 그저 ‘존재’할 뿐이다. 공간을 형상화하는 예술인 미술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가져가는 미술은 우리의 마음과 일상을 캔버스 위로 그대로 옮겨놓을 뿐, 전에 없던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미술은 난해하거나 고매한 예술이 아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들꽃을 바라보듯, 미술 역시 그렇게 편하고 자연스럽게 감상하면 어떨까? 책 『미술에게 말을 걸다』의 저자 이소영은 “음악을 말하듯이 가볍게 미술을 즐기자”고 조언한다.

저자는 미술과 친해지는 방법 중 ‘일상 자체를 미술 작품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 생활 곳곳에 미술 작품이 숨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초콜릿 껍질에, 카페 로고에, 영화 속 어느 장면에 수많은 명화가 우리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으로 저자는 ‘좋아하는 화가’를 찾으라고 말한다. 취향에 맞는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레 다양한 화가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처음에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했다. 그래서 고흐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봤고, 그가 쓴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꼼꼼히 읽었다. 책을 읽고 동생 테오를 알게 됐고, 고흐가 폴 고갱을 좋아해 함께 아를에서 예술 공동체로 지내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화가에게 영향을 줬던 화가라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지 않을까?

책 『비밀의 미술관』의 저자 최연욱 역시 “미술은 절대로 어려운 학문이나 기술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생긴 학문 중 하나이고, 아주 쉬운 분야”라고 말한다. 이어 “결국 기법이니, 재료니, 역사니 하는 부분은 미술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나 중요하지,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가 않다”며 “오히려 (화가나 작품과 관련된) 뒷이야기가 미술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책 『방구석 미술관』의 저자 조원재는 미술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술사적 의의가 아닌 예술가의 삶에서 왜 그런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부터 고민한다면 미술과 친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령 대다수의 사람이 알고 있는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를 예로 들어보자. 뭉크는 왜 ‘절규’라는 그림을 그렸을까? 실제로 뭉크는 유년 시절부터 죽음을 가까이하며 살았는데, 그 시발점이 된 작품이 바로 ‘병든 아이’. 어린 나이 폐결핵으로 죽어가던 누나를 떠올리며 그린 이 작품은 뭉크 예술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저자는 “죽음에서 꽃피기 시작해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뭉크의 그림. 그의 삶과 예술은 죽음을 먹고 자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이처럼 화가의 생애와 작품을 함께 놓고 감상하면 미술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미술관 관람 에티켓’이다. 한정희 대림 미술관 수석 에듀케이터는 책 『취미는 전시회 관람』에서 미술관 에티켓으로 ‘조용한 발걸음’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미술관을 뛰어다니는 행위는 작품을 망가뜨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감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어 ‘사진 찍기’ 에티켓인데, 그는 “미술관에서 카메라를 들기 전에 그 무엇보다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그곳에 간 목적’이다”라며 “그것은 바로 ‘원작이 주는 감동’이다. 원작에는 사진이나 디지털 모니터가 절대 잡아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 전율과 감동을 다 느낀 다음에도 꼭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면 그때 사진 한 장 남겨두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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