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고성·강릉 산불… 피해 커진 이유는? (양간지풍의 저주)
속초·고성·강릉 산불… 피해 커진 이유는? (양간지풍의 저주)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05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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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로 5일 오전 속초시 영랑동 한 폐차장이 폭격 맞은 듯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로 5일 오전 속초시 영랑동 한 폐차장이 폭격 맞은 듯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강원도 고성군의 한 주유소 맞은편 변압기 폭발로 시작된 산불이 밤사이 고성, 속초, 강릉 등으로 크게 번지면서 해당 지역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참상을 빚었다. 

이번 화재는 4일 오후 7시 17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맞은편 변압기에서 폭발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고성과 속초 방향으로 갈라져 1시간 만에 5㎞가량 떨어진 곳까지 확산했다. 

소방당국은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불길을 잡는데 실패했다. 이에 속초와 고성 주민 3,600명이 인근 학교 등으로 대피했고 화재로 50대 남성 두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속초·고성·강릉·동해지역 52개교는 휴업에 돌입했다. 

밤사이 산불이 확산하면서 산림 산림 400여㏊가 소실되고, 주택 등 200여채가 불에 탔다.여의도 면적(290㏊)의 2배에 가까운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셈이다. 

피해가 커지자 5일 오전 0시 20분께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가용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식목일 기념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이번 산불로 소방당국은 화재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했다.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하는 수준으로 밤사이 최소전력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소방자원이 강원도로 향했다. 

5일 날이 밝자 산림·소방당국은 헬기 45대와 1만1,000여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진화작업에 나섰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고성산불 주불을 잡고 잔불 진화에 힘쓰고 있다. 진화율은 인제 50%, 강릉 20%다. 

한편, 강원도 화재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양양과 고성,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이 지목된다. 지난 4일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관측된 순간최대풍속은 미시령이 초속 35.6m, 양양공항 초속 29.5m, 설악산 초속 28.7m, 속초 설악동 초속 25.8m, 강릉 연곡 초속 25.2m 등이다.  

양간지풍은 봄철 '남고북저' 기압배치에서 서풍기류가 형성될 때 주로 발생하며, 1633년 이식의 『수성지』에도 언급된 바 있다. 『수성지』에는 북강원도 통천과 고성에 눈이 많이 내리고, 양양과 간성에 바람이 많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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