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고객의 소비 성향?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조환묵의 3분 지식] 고객의 소비 성향? 친구 따라 강남 간다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8.10.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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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왜건 효과'와 '스놉 효과'

[독서신문]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였던 휴대폰은 크고 무거운 고가의 사치품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벽돌처럼 생겼다고 해서 벽돌폰이라고도 불렀다. 당시의 휴대폰은 단순히 이동하면서 통화하는 기능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소수의 사람만이 가질 수 있어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단순 통화기능을 넘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 같은 SNS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스마트폰 관련 시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처럼 어떤 상품의 소비 성향이 다른 사람의 소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고 한다. 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1950년 미국의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 교수가 처음 발표한 경제이론인데, '밴드왜건 효과'와 '스놉 효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서부개척 시대의 역마차 밴드왜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긴 행렬을 이끄는 악대차인 밴드왜건이 연주하며 지나가면, 많은 사람이 무작정 뒤따르면서 군중이 불어나는 것에 비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쉽게 말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우리 속담과도 뜻이 비슷하다. '밴드왜건 효과'는 '편승 효과' 혹은 '쏠림 현상'이라고도 한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소비자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를 쫓아서 소비하는 모방 소비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기업에서는 이를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데 자주 활용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사진출처= 연합뉴스]

“날개 없는 선풍기, 소음 없는 헤어드라이어, 먼지봉투 없는 무선 청소기…”

이 제품들은 10년 전만 해도 상상 속의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그러나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Dyson)은 ‘다이슨은 시장의 유행을 절대 따라 하지 않는다’는 신념하에 이 놀라운 제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소비자들은 마치 마술사의 묘기를 보는 듯 신기해했다. 날개 없는 선풍기는 어린아이의 손가락 보호에 안성맞춤이었고, 소음 없는 헤어드라이어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먼지봉투 없는 무선 청소기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고품질과 편리함에 히트 상품이 되었다. 일반 제품보다 10배 이상 비싼 고가품이지만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이들 제품은 리마커블한 '보랏빛 소'일뿐만 아니라 '밴드왜건 효과'의 대표 상품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공항 패션으로 보고 그들이 착용한 옷과 액세서리가 갑자기 인기 상품이 되거나, TV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들었던 핸드백이 하루 만에 매진이 되는 경우도 '밴드왜건 효과'의 흔한 사례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사진출처= 연합뉴스]

'밴드왜건 효과'와 반대로 '스놉 효과'(Snob Effect)란 자신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대중이 소비하는 상품 구매를 일부러 기피하는 현상을 말한다. 스놉(Snob)은 ‘속물’이라는 뜻인데, 대중이 쉽게 살 수 없는 고가의 상품을 구입해 과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그래서 '스놉 효과'를 '속물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고가품이나 사치품을 구매할 때 자신은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마치 ‘고고한 백로’ 같다고 하여 '백로 효과'라고도 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명품 핸드백의 판매가격이 올라갈수록 소장 가치가 더욱 커져 오히려 판매가 늘어가는 소비 현상이 '스놉 효과'의 대표적 예다. 경기가 불황일 때도 명품시장은 침체되지 않는 진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에 중동 부호들을 상대로 억대를 호가하는 순금의 초대형 TV를 주문 생산한다든지, 5,000만 원이 넘는 화이트 골드의 럭셔리폰을 한정 생산하든지, 음악 애호가를 위한 수천만 원대의 명품 오디오 세트를 특별 판매하는 이유는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백로들의 사치심을 만족시켜 주기 위함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밴드왜건 효과'는 일반 대중의 모방 소비현상을 일컫는 반면, '스놉 효과'는 과시적 소비 심리현상을 말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한 제품에 대중성과 희소성의 두 가지 효과를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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