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버린 방탄소년단(BTS)... 그들이 대세가 된 이유는?
초심 버린 방탄소년단(BTS)... 그들이 대세가 된 이유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6.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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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초심을 지키지 마라” 세계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을 기획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지난해 방탄소년단에게 전한 충고다. 언뜻 듣기에는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해라’는 식으로 들리지만 데뷔 초 지녔던 작은 목표를 더 크게 키우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방 대표의 주문이 무색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는지 무서운 기세로 들고 일어났다. 지난해 9월에 발표한 다섯 번째 앨범 ‘러브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는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차트(빌보드)의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7위에, 타이틀곡 ‘DNA'는 싱글 앨범 순위인 ’빌보드 HOT 100' 67위에 올랐다. 이어 지난달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톱 소셜 아티스트상’ 2연패를 기록하고, 새 앨범 ‘러브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200’ 정상에 등극했다.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도 ‘HOT 100' 10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데뷔 초 자신들을 떠올리며 “우물 안 개구리였다”, “소명의식 없이 돈 벌 생각만 컸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히 컸다”, “단독콘서트 한번은 하고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던 고백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웠던 방탄소년단이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실력과 주제 의식 겸비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2013년 방 대표가 만들어낸 평범한 아이돌 그룹 중 하나였다. SM·YG·JYP 등 대형기획 소속도 아니어서 방송 출연과 프로모션 규모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작곡가로 활동하며 비의 ‘나쁜 남자’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내 귀에 캔디’ 등을 작곡해 히트곡 제조기로 통하는 방 대표의 프로듀서 능력이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정규 1집 앨범 ‘DARK&WILD’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10·20대가 느끼는 고민과 갈등 등을 담아낸 앨범 ‘화양연화’로 청년 세대와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방탄소년단이란 그룹명이 사회적 억압으로부터 10·20대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를 지닌 만큼 중고생이 겪는 사회적 부조리를 가사로 풀어내 10대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당시 10대가 주축이었던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에 직접 참여했던 것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게 그들은 음악적 재능과 함께 주제 의식을 갖춘 실력파 그룹으로 성장했다.

SNS 100% 활용... 팬심을 만족시키다

대형 기획사의 마케팅 공세를 따라할 수 없었던 방탄소년단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방탄 콘텐츠’를 쏟아냈다. 온라인을 주요 홍보채널로 삼으면서 멤버들의 개인 콘텐츠를 블로그나 트위터에 업로드했다. 또 ‘BANGTAN TV’를 개설해 일명 ‘방탄밤(BTS Bomb)’이라 불리는 1-2분짜리 짧은 동영상에 멤버들의 일상생활을 담아 올렸다.

이런 전략은 방송 이면의 아이돌 일상까지 알고 싶어하는 팬들의 팬심에 적중했다. 방탄소년단이 대기실에서 노는 장면, 무대 뒤에서 준비하는 모습, 촬영 중간에 무엇을 하는지 등을 공개하면서 팬과 소통했다. 또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개인 계정 없이 그룹 계정으로 소통 창구를 단일화해 풍부하게 콘텐츠를 공급했다. 이들은 ‘비 활동 시기에도 팬들과 소통에 적극적인 은혜로운 아이돌‘이란 뜻에서 ’혜자소년단‘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강점은 팬과 함께 성장한다는 점에 있다. “너희가 잘돼서 좋은데 나는 아직도 그대로잖아”라고 의기소침해 할 수 있는 팬들에게 방탄소년단은 ‘Magic Shop'이란 곡을 통해 “이 기적 아닌 기적을 ’우리가‘ 만든 걸까”라며 팬들이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팬들이 찾아와 자신들의 답(가수로서 존재 의미)을 찾아주었듯 팬들도 그들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수많은 팬이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에서 큰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요건들이 방탄소년단의 군대라는 뜻을 지닌 팬클럽 ‘아미(ARMY)’를 양성하면서 든든한 지원을 얻고 있다. 아미는 홍보와 번역 계정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프랑스·러시아·포르투갈·베트남·아랍어 등 11개 언어의 자막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역수입 전략... 외국인의 취향을 공략하다

방탄소년단은 외국에서 먼저 유명해지고 나서 국내에서 인기가 뒤따랐다. SNS로 물리적 거리 제약이 없어진 요즘 온라인으로 방탄소년단의 영상을 자주 접하면서 미국 음악시장이 일찌감치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국적과 문화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동코드를 음악에 담았고, EDM(전자음악)과 힙합 리듬이 미국인들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화려하지만 영혼 없는 메시지 일색인 미국 팝계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건전한 메시지를 음악에 녹여낸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방탄소년단 음악이 지닌 거칠고 날 선 랩이 미국 팬들의 취향과 잘 맞아떨어졌으며, 거기에 한국 아이돌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 칼군무, 무대 의상 등이 호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장에서 찍어낸 듯 개성 없어 보이는 K-POP 아이돌 틈새에서 차별화된 색깔이 방탄소년단에게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해외시장에서 얻은 고평가는 국내 인기를 견인했다.

방탄소년단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성공요인을 분석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 분석은 드러난 요소를 확인해 만든 방법론일 뿐 성공 보증수표는 아니다. 방탄소년단을 기획한 방 대표도 한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보면 뿌듯하지만 동시에 좀 절망스럽다”며 “앞으로 또 (방탄소년단처럼)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방법론적으로 접근해 흉내 낼 수는 있지만 똑같이 재현할 수는 없는 K-POP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초심이 어디까지 진일보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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