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환묵 “책이 어떻게 인생의 주춧돌이 되는가”
[인터뷰] 조환묵 “책이 어떻게 인생의 주춧돌이 되는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17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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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이제는 내가 깨달은 것이 사람들에게 주춧돌이 됐으면 좋겠다.”

언제든 찾아가서 한 말씀 들을 수 있을 법한 친근한 ‘인생 선배’의 이미지. 『직장인 3분 지식』과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의 저자 조환묵 작가를 만났다. 그의 책이 그러하듯 그는 자신이 가진 많은 지식과 지혜를 조건 없이 풀어놓기 시작했다.

할 말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인생 경험과, 쌓아온 지식이 풍부해서였다. 그는 기업에서 직원으로서 성공했고, 벤처기업을 운영했으며 다수의 외식사업을 하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해왔다. 그는 다독가이기도 하다. 대학 때부터 매일 신문을 끝까지 읽고, 1년 반 만에 700권이 넘는 책을 몰아 읽었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면 책의 내용과 엮는 경향이 있었다. 그는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등장하는 한 목수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일반인들은 집을 그릴 때 지붕부터 그리지만, 목수는 주춧돌부터 그린다.’ 흔히 아는 일화이지만 이것이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고 했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지 ‘주춧돌’, 즉 기초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삼성전자 본사에서 일하게 됐고, 건실한 IT벤처기업을 일궈냈지만 기본 지식 없이 외식 사업에 무작정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기본을 배우려고 프랜차이즈 본사에 입사해 근무했다. 그의 인생에서 늘 따라오던 후회는 ‘기본적인 것을 알았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누군가 내가 무슨 일을 벌이기 전에 미리 조금만 알려줬더라면 달랐을 텐데’였다.

그런 그에게 주춧돌 역할을 해준 것이 바로 책이었다. 그는 “책을 읽고 머리가 밝아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700권의 책을 몰아 읽고 다시 창업해 HR컨설턴트로서 경력인재와 신입인력의 경력 개발, 진로 상담 등 커리어 컨설팅과 인재를 발굴해 기업에 추천하는 헤드헌팅을 하고 있다.

책에서 받은 은혜를 갚으려했을까. 그가 쓴 두 권의 책은 직장에 다니는 이들에게, 혹은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춧돌이 될 만한 지식과 지혜를 담고 있다. 그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 총 두 권을 출간하셨다. 독서신문 독자에게 간단히 소개한다면…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은 초보창업자가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쓰고자 했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성공과 실패 경험을 고스란히 담으니 저절로 글이 써졌다. 이 책은 3개월 만에 완성했다. 책의 결론은, 외식 사업이 성공하면 대박을 칠 수 있는 유망한 미래사업이긴 하지만 사전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것이다. 창업자들은 쉽게 생각하지 말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목숨 걸고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창업 시장은 포화상태를 넘어서 과잉 상태다. 남들이 따라 하기 힘든 다른 아이템을 준비해야 하고, 반드시 내가 외식 사업 운영을 잘해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방법을 적었다.

『직장인 3분 지식』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직원과 대표로 일했던 경험, 외식 창업자로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서 직원에게는 어떻게 승진할 수 있는지, 어떻게 자신의 능력을 쌓을 수 있는지를, 기업가에게는 지금 이 시대에 기업을 어떻게 생존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담았다.

- 사업가로서, 직원으로서 변화무쌍한 삶을 사셨는데…

늘 남들보다 앞서고 싶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삼성전자 본사 근무를 관두고 창업을 했다. 아무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에서 일본지역전문가로 파견 나갔을 때는 히라가나만 배우고 부딪혔다. 우리나라에 카페가 몇 없을 당시에는 에스프레소 장인에게 가 돈을 주고 배워 카페를 차렸다. 제과학원에 가서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나만의 크레페도 개발했다. 설렁탕 집을 차릴 때도, IT벤처기업을 설립할 때도 배짱 있게 도전했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경험이 많이 쌓였고, 책을 통해 해줄 말이 많았다.

- 『직장인 3분 지식』에 ‘회사에서 승진하는 법’, ‘사회와 함께하는 직장인’ 등 직장에서 유용한 지식과 지혜를 많이 담았는데, 이제 막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젊었을 때는 무조건 도전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재기할 시간이 있으니까. 그러나 그 전에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1년 정도 책을 몰아 읽는 기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외식 사업을 하다가 갑자기 눈이 안 좋아져 문을 닫았다. 1년 반 동안 백수로 지냈는데, 그 기간 동안 7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책을 몰아 읽고 나니 머리가 깨인 느낌이었다. 후회가 밀려왔다. 젊었을 때 이렇게 많은 책을 읽었더라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수가 집을 그릴 때 주춧돌 먼저 그리는 것처럼 모든 일을 하기 전에 일단 사회에 대해, 그 일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분명히 인생의 주춧돌 역할을 한다.

- 『직장인 3분 지식』의 머리말에 “더 많은 경영지식이나 실무이론 등을 알고 싶으면 참고문헌에서 몇 권을 골라 읽어보기를 권한다”라고 돼있어서 뒤에 참고문헌 목록을 봤는데 책이 너무 많았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지...

참고문헌에 있는 책들이 모두 『직장인 3분 지식』을 쓰기 위해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쓰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책의 중요성을 알고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책 쇼핑’이다. 책방에 가서 책을 사는 것이 내 유일한 취미다. 주로 책을 읽는 장소는 지하철이다. 책이 재미있을 때는 종점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책을 읽기도 한다. 나중에 ‘지하철 독서법’이라는 책을 내볼까도 생각 중이다. 어떤 책은 한 시간 만에 다 읽고, 어떤 책은 며칠에 걸쳐 읽는다.

- 정말 읽어야 할 책, 혹은 인생에서 영향력이 있었던 책을 몇 권 선정해준다면…

책도 무작정 읽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고영성의 『어떻게 읽을 것인가』로 먼저 독서의 기본기를 다졌으면 좋겠다. 저자 자신이 어떻게 책을 읽었는지를 쓴 일반적인 독서법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통해 체계적으로 말한다.

두 번째는 책이 아니라 ‘신문’이다. 책을 읽는 것이 어렵다면 신문이라도 읽어야 한다. 과거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신문을 탐독하는 습관 때문이었다.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신문 읽기를 거른 적이 없다.

세 번째는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다. 이 책은 많은 것을 알고 싶지만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 딱 맞다. 방대한 지식들을 쉽고 효과적으로 설명했다.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같은 이유로 채사장의 『시민의 교양』도 추천한다.

네 번째는 앨런 S. 밀러의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이다. 이 책에는 현재 인간의 뇌가 과거 호모사피엔스의 뇌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이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인터뷰를 마치고 악수를 하며 그는 “언제든지 찾아오십시오. 인생 선배 역할을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짧은 인터뷰로는 그에 대해 모두 알기 힘들었으나, 한 가지 확실한 느낌이 들었다. 그와 그가 쓴 책은 누군가의 인생에 괜찮은 조언을 할 수 있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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