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가름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30년 가까이 연구해왔기에 동서양의 오래된 식사 예절을 잘 아는 편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면 뺏길세라 밥그릇에 가득 담아놓기도 하고, 심지어 숟가락까지 잘못된 방법으로 잡고 있었다. 이제껏 내가 해온 공부는 이론일 뿐이었지, 나의 식습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듯 음식과 관련된 연구를 해온 나도 몸에 밴 식사 방식과 습관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각자의 식사 방식, 더 나아가 한국인, 아시아 그리고 유럽 여러 나라 사람들의 식사 방식과 그런 식사 방식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이 책은 출발했다.
한국인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식사 방식이 외국인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왜 신발을 벗고 방에서 식사를 할까?", "왜 양반다리로 앉을까?" 등 외국인 친구와 한국음식점에 함께 가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받았을 법한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에 담았다.
더불어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앉는 행위부터 디저트 먹기까지 한국인의 식사 과정을 13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봤다. 따라서 인류의 식사 방식이라는 전체적인 배경 아래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초점을 맞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음식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에 "미장!"이란 말이 있다. 손님을 맞이하기에 앞서 레스토랑 주방에 모든 식재료와 요리도구를 완벽하게 준비해놓는다는 뜻이다. 나도 이제 "미장!"을 외칠 때다. 한반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식사 방식의 역사를 통해 자신의 기억을 되살리고, 더불어 그 맛까지 떠올리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펴냄 | 428쪽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