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가름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어느 시대든 국제관계는 질서와 무질서 간에 힘의 균형이 반영된 산물이며, 최근 몇 년간은 무질서 쪽으로 추세가 바뀌었다. 그 추세 변화는 다양한 역사적·구조적 힘의 결과이면서도 동시에 많은 국가들, 특히 미국의 결정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혼돈의 세계』 작가 리처드 하스는 세계적으로 무질서, 즉 혼돈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고, 대한민국 또한 안전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평화로운 지역으로 언급되던 유럽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사건, 테러리즘, 난민의 대거 유입, 유럽연합에 대한 정치적 도전 등으로 무질서가 심화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는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덜 위험하지만 테러리즘, 사이버공간 활동 등 글로벌 차원의 도전들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곧 불안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반도 분쟁 가능성이 존재하는 아시아는 수 십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 아시아가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대한민국과 북한 사이에서 미국이 개입하고, 중국이 힘의 사용을 자제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탈퇴함으로써 전통적인 동맹국들로부터 미국이 자신들을 앞으로도 계속 지지해줄지 의구심을 야기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의 세력 갈등이 심화되는 이상 한반도는 안전할 수 없다.
역사를 보면, 국가들은 자신이 당면한 전략적 이익을 우선시할 뿐 글로벌 차원의 고려 사항은 먼저 따지지 않는다. 전세계에 무질서가 심화되는 추세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 혼돈의 세계
리처드 하스 지음 | 김성훈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 353쪽 | 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