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조희연 교육감] "괴짜가 통하는 미래형 교실 목표…논서술형 도입 평가혁신 추진"…북 투게더 추천책 『여덟 단어』,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특별 인터뷰- 조희연 교육감] "괴짜가 통하는 미래형 교실 목표…논서술형 도입 평가혁신 추진"…북 투게더 추천책 『여덟 단어』,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10.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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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지금의 자리에서 10년 후를 보고 얘기한다면 보수라고 한다. 10년 뒤의 상황에서 지금을 얘기한다면 진보라고 한다. 이 말이 맞는다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진보일까, 보수일까.

그러나 이런 이지적인 판단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눈 적은 우리사회에 없다.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성향이 그를 구분하는 거의 유일한 잣대다. 그렇다면 조 교육감은 진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전국 17명 교육감 중 13명이 진보다.

조희연 교육감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고 김상곤 교육부장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교육부장관, 교육감 대다수가 진보라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에 득일까, 독일까. 진보라는 체제에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기자는 이처럼 부질없는 생각으로 조 교육감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조 교육감에게 독서신문을 보여주며 독서신문이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책 읽는 대한민국’을 소개했다. 전 국민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2권 추천할 것도 부탁했다. 조 교육감이 소개한 책은 박웅현의 『여덟 단어』와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였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 일문일답.

- 취임 4년째다. 잘한 점 하나 아쉬운 점 하나를 꼽는다면
“대안적인 교육 모델 창출에 관심이 많다. 대표적인 게 공영형 사립유치원이다.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지원금을 제공하고 법인 전환과 공익 이사 50%를 요구하는 겁니다.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는 것으로 초중고나 한계 사립대학에 그렇게 하고 싶어요. 확장하고 싶은 욕심입니다.

아쉬운 점은 자사고 폐지라는 정책방향을 가지고 전념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25개 자사고 중 2개 학교만 일반고로 전환하게 되어 자사고·외고 폐지를 바라는 분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점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 김상곤 교육부장관에 조 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이 많다. 교육개혁에 이만한 기회가 있겠나. 정책 수행에 힘을 받을 것 같다.
“그동안 초중등교육만을 관장하는 서울시교육감 차원의 행정 노력만으로는 대입제도, 대학서열체제, 직업서열체제 등 국가 차원의 외적 환경을 극복할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해 왔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교육감 본연의 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학서열체제를 해소할 수 있는 나름의 방안을 고안해서 발표하는 등, 일련의 국가 차원의 교육 개혁 의제들을 많이 제시해온 것입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는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등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개혁해 복잡한 고교 체제를 단순화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길 희망합니다.

또,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대폭 이양하고, 다시 시도교육청의 권한을 학교로 넘겨 학교의 자율과 자치를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문을 교육부-교육청-학교로 내려 보내면서 학교 자율을 제한하는 부분이 없어져야 학교가 자유로워지고 숨통이 트입니다. 그래서 역설적 의미에서 교육부의 권한 축소가 교육청의 권한 축소로도 이어지고 학교의 자율화로 가는 방향이 제가 희망하는 바입니다”

- 교육도 4차산업혁명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데
“진보교육감이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개혁과 ‘미래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그동안은 ‘혁신교육’을 외쳐왔지만. 혁신과 미래가 같이 가야 합니다. 17개 시도교육감 중에서 4차산업혁명에 굉장히 많은 논의와 도전을 하고 있는 곳이 서울시교육청입니다.

1300개 서울 모든 학교에서 미래교육상상토크를 하고 있습니다. 집단회의로 미지의 세계를 향한 탐구의 과정입니다. 천재가 길을 밝혀주는 게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자기발전을 동반해야 합니다. 교실에서 수업혁신, 평가혁신, 학교문화혁신 등을 통해서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딩교육, 프로그래밍 등을 하는가 하면 역설적으로 한편에서는 ‘질문 있는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형 수업, 거꾸로 교실 등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꺼내는 교육, 질문을 봉쇄하지 않고 질문을 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독창성입니다. 중학교에서 풍부한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가진 ‘협력형 괴짜’를 만들어내자는 겁니다.

내년부터 서울 모든 중학교에서 학급 단위로 협력종합예술(연극 뮤지컬 영화 중 하나) 수업을 분업과 협업에 기초해서 하도록 할 겁니다. 협력의 의미도 배울 수 있고 감수성도 키울 수 있어요. 중국의 산업화 추격을 따돌리려면 우리 학생들이 중국보다 높은 예술적, 미적 감수성이 있어야 합니다”

- 일본이 시험에 논서술형을 도입하는 등 교육평가에 혁신을 꾀하면서 구체 일정까지 내놓고 있다. 서울교육청도 논서술형 도입 등 평가혁신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60, 70년대 후진국형 교육 평가방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어요.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합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나 모두 지필고사잖습니까. 1점부터 100점까지 줄 세우고요. 지금은 무엇보다 평가혁신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지필평가를 과정평가로 바꾸는 것, 객관식에서 논서술형으로 전환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성취평가, 성장평가를 중시함으로써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평가혁신을 하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시험 볼 때  ‘오픈북’으로 바꿔 버리자. 암기해서 암기식으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닌 서술과 논리가 중요한 시험,  프랑스 바칼로레아 같은 것, 우리도 도입을 연구 중입니다.

수업혁신에 평가혁신, 아이들에게 창의적 사고력과 배움의 즐거움 주면서 엉뚱하지만 새로운 사고를 유도하는 겁니다. 수업혁신으로 가려면 평가혁신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엄정권·이정윤 기자, 사진=이태구 기자

* 조희연 교육감이 추천한 『여덟 단어』와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책 소개는 별도 기사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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