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20대 여배우가 기근이라는 말은 김지원의 등장이 있기 전 얘기다. 김태희 송혜교 전지현의 맥을 잇는다는 평을 듣는 김지원이 뜬 것은 ‘절도있는 여군 중위’역의 ‘태양의 후예’였다. 그 태양이 아직 중천에 있을 때 김지원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새로운 길의 중심을 달렸다. 바로 얼마전 종영한 ‘쌈, 마이웨이’에서도 호연을 보였다. 드라마에서처럼 김지원은 털털하고 배려심 갖춘 속 깊은 아가씨다.
그런 김지원이 ‘전국민 독서캠페인 책 읽는 대한민국’을 펼치고 있는 독서신문과 독자들을 위해 기꺼이 책을 3권 추천했다. 서평도 함께 보내왔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지음 |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312쪽
김지원 촌평 ;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40여통의 편지를 엮었다. 그림을 향한 반 고흐의 고민과 열망이 많은 교훈을 준다.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지음 | 송무 옮김 | 민음사 | 328쪽
김지원 촌평 ; 안정적인 현실을 등지고 꿈꾸는 이상을 좇아 나설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책이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302쪽
김지원 촌평 ;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히게 한다. 나는 지금 어떤 것을 중점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죽음을 자각하는 것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배우 김지원이 추천한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1999년 6월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2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태양의 화가 반 고흐의 편지들을 묶은 것으로 동생 테오, 어머니, 동료인 고갱, 베르나르, 라파르 등에게 띄운 편지들을 담고 있다.
지독한 가난, 고독, 예술에 대한 끝없는 탐구, 발작, 요절…. 반 고흐는 그의 그림만큼이나 37년의 짧은 생애는 극적인 삶이다. 고흐는 1872년 8월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동생 테오와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는 무려 668통이나 된다.
이 책은 반 고흐의 고통스러웠던 인생유전 그리고 찬란했던 미술작품의 비밀을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달과 6펜스』는 저 유명한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생애를 모델로 하고 있다. 서머싯 몸은 한때 파리의 화가들과 어울리며 보해미안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이때 타히티에서 비참하게 죽은 고갱에 대해 듣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달과 6펜스』는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작가 자신의 지론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재미있고 수월하게 읽히는 이유는 그의 문체적 특성에도 있다. 회화체가 주를 이루는 그의 문체는 명쾌하고 간결하며 논리가 선명하여 지극히 자연스럽게 읽히고 이해하기 쉽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죽기로 결심하다’는 뉘앙스는 결코 죽지는 않았다로 들린다. 결심한다는 것은 보여준다는 것. 밖에 나를 드러낸다는 사실로 보이기 때문이다. ‘죽기로 결심하다’는 곧 ‘살기로 결심하다’ 혹은 ‘살고 싶다’로 들렸다.
정신병원에서는 온전하다고 믿는 사람이 정신병자요 세상에 나오면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 또한 정신병자라 취급받는다. 그 경계는? 삶은 곧 죽음이고 죽음을 통해 삶을 성찰할 수 있으니 죽음은 곧 삶이라는 말인가. / 엄정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