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첫 소설
『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는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2세 작가 유미리가 소설가로서 처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처녀작이다.
작가 유미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그녀의 첫 소설 『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는 부모의 불화와 그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가족, 정신적인 교감을 얻지 못하는 남자들과의 연애, 낙태와 자살 미수 경험 등 그녀의 이후 작품들의 모태가 되는 모티프들을 모두 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적인 상처를 공유하며 인간적인 유대를 바랐던 상대의 배신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와 슬픔이 칼날 끝으로 그려낸 듯 날카로운 필체로, 또한 생의 의미만큼이나 둔탁한 무게로 표현되어 있다.
“무엇이든 간에 보호를 바라는 것, 힘이 없는 것, 가엾어 보이는 것들을 나는 미워했고 용서하지 않았다.”는 주인공의 입을 빌린 유미리 자신의 고백은 그녀의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는 세상에 대한 특유의 태도와 시각의 원점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유미리 지음/ 한성례 옮김/ 문학동네/ 312쪽/ 9,800원
독서신문 1400호 [200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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