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탕달(Stendhal 1783~1842)
스탕달(Stendhal 1783~1842)
  • 조순옥
  • 승인 2007.11.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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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본지 · 편집위원
▲ 조순옥     ©독서신문
생애
  
 
앙리 베일이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었으며, 1783년 1월 23일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유복하게 태어났다. 7살 되던 해에 어머니를 잃게 되고 엄격한 아버지와 예수회 신부인 가정교사에 의해 자라났다. 외할아버지(앙리 가뇽)에게서 고전적 교양과 계몽사상의 영향을 받았으나 권위적인 모습은 싫어했다. 13세가 되자 상트랄 학교에 입학하여 과학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으며, 16세엔 파리로 가 연극과 극작에 몰두했다. 1800년엔 나폴레옹을 따라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에 갔다. 이후 러시아, 프러시아 등에서 참의원 서기관, 사강 지방의 사정관 등 출세 가도를 달렸으나 1814년 나폴레옹과 함께 몰락하고 만다. 할 일이 없어진 그는 7년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머물면서 음악, 그림, 연극에 빠져들었으며, 마틸드 뎀보브스키를 만나 열렬히 사랑을 하게 된다. 이때 『이탈리아 회화사』, 『로마, 나폴리, 피렌체』등을 저술했으며 스탕달이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파리로 돌아와서는 『연애론』, 『라신과 셰익스피어』등을 썼다. 『라신과 셰익스피어』에서는 새로운 문학 사조인 낭만주의를 제창했으나 주목받지는 못했다. 1830년 7월 혁명에 의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자 트리에스테 영사로 임명되었으며, 이 해에 『적과 흑』을 발표했다. 그는 1842년 뇌일혈로 사망하기까지 소설 『뤼시앵 뢰벤』, 『파르모의 수도원』, 『라미엘』과 자전적 저술인 『에고티즘의 회상』, 『앙리 브릴라르전』등을 발표했다.
 
 
스탕달 작품세계

  스탕달의 장편 소설, 『적과 흑』, 『뤼시앵 뢰벤』, 『파르모의 수도원』 에서 묘사되는 사회는 부르주아사회이다. 스탕달이 살았던 당시 사회는 l9 세기 부르주아 사회 속성인 배금주의가 만연된 사회였으며, 정치체제 또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였다.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스탕달은 소설 속에 사실주의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들이 비현실주의 묘사로 귀결되는 특징을 가지는 것은 스탕달이 리얼리스트였기 때문이다.
  스탕달의 주된 관심과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인간의 공통관심사인 개인의 행복이었으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낭만주의 문학을 창조하기 위한 문학운동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측면이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현실을 보는 눈은 신비와는 좀 거리가 있는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것으로 채워져 있다. 낭만주의가 갖고 있던 지나친 과장과 감상주의적인 면을 배제하고 진실을 묘사하고자 노력을 했으며 그와 같은 노력의 결실을 작품으로 완성시켜 놓은 것이 스탕달 문학의 특징이다.
  이러한 스탕달은 시대의 위선을 혐오했으며, 문학에 있어서 과장을 그 시대의 위선과 동일시했다. 이를 위해 간결한 문체를 사용했으며, 간결한 문체만이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스탕달은 사실주의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예술 표현의 본질은 외적 현실을 모방하여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라는 믿음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았다. 스탕달의 목표는 개인의 행복을 위한 진실한 삶이 무엇이며, 또는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추구에 있었다. 이는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분석하고 비판하는 반복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스탕달이 문제 삼았던 사회적 부정의와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유효하다. 자기 시대를 폭넓게 앞지르면서 세상의 문제점들을 그의 작품 속에 날카롭게 제기했기 때문에 21세기에도 여전히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가로 남을 수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보편성을 띤 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적과 흑(lerouge et te noir)』

  『적과 흑(lerouge et te noir)』은 배금주의가 만연된 사회,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에서 탈출하여 해방을 절실히 꿈꾸었던 왕정복고기에 창작된 소설이다. 주인공 쥘리앵 소렐의 비극적인 생애는 배금주의가 만연된 사회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순진한 젊은이의 좌절된 인생을 보여주고 있다. 좌절당한 젊은이를 통해 자신이 경험해본 시대와 사회에 던지는 존재 가치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스탕달은 이 작품에서 인간 내면세계의 깊이 있는 관찰을 통해 시대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줄거리
 
쥘리앵은 작은 도시 베르에르의 가난한 목재상의 아들로 앳된 미소년의 외모에 뛰어난 두뇌를 가진, 그러나 자존심에 유별나게 민감한 청년이었다.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해 정식교육은 받지 못하나 그 지방의 사제와 군의관에게 여러 가지 지식들을 배우게 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출세한 나폴레옹을 자신의 삶의 모범으로 삼으며 숭배하지만 사회분위기상 그 사실을 숨긴다.

  쥘리앵은 가난했지만 나폴레옹을 존경하고 출세에 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책읽기를 좋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였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였고, 또 충분히 출세할 인물이기도 했다. 쥘리앵은 레날 시장의 집으로 들어가 가정교사 일을 했는데 아이들의 엄마이자 레날 시장의 아름다운 아내인 레날 부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레날 부인의 하녀 앨리자와, 전날 레날 부인에게 청혼했었지만 거절당한 발노 씨가 레날 시장에게 쥘리앵과 레날 부인의 관계를 알리는 익명의 투서를 보내는 바람에 둘의 사이는 들통이 나고 쥘리앵은 레날 시장의 아이들의 가정교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 쥘리앵 소렐은 야심을 품고 ‘흑(黑)’ (성직자)의 길로 들어선다. 나폴레옹의 시대라면, 그는 ‘적(赤)’(軍)의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왕정복고 시대에 하층 계급에 있는 청년이 품을 수 있는 유일한 야망은 성직자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쥘리앵은 브장송의 신학교로 입학을 하게 된다. 그 곳에서 피라르 사제를 만나게 되고, 그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피라르 사제는 쥘리앵의 든든한 조언자가 되었으나 프릴레르 부주교의 시험에 속은 쥘리앵 때문에 피라르 사제는 신학교의 교장을 그만두게 되고 쥘리앵도 피라르 사제의 추천으로 라 몰 후작의 비서로 취직하게 된다.
  쥘리앵은 후작의 집에 살면서 후작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 후작의 딸 마틸드는 아름답고 똑똑하지만 인생의 권태를 느끼고 있는 자존심 강한 아가씨였다. 마틸드는 천한 신분이지만 재능이 뛰어난 영웅적인 기질을 지닌 쥘리앵에게 호기심을 갖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하게 된다. 쥘리앵은 귀족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정복하겠다는 생각으로 마틸드를 대했지만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이 지속되면서 임신한 마틸드와 쥘리앵의 결혼을 후작은 마지못해 허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쥘리앵은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으며 권력에 가까이 가는데 성공한 듯 보였다. 그러나 후작이 쥘리앵의 진심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레날 부인이 쓴 밀고장에 의해 쥘리앵의 과거의 모습이 밝혀지고 결혼은 무산되고 만다. 마틸드와 결혼해서 신분상승과 출세를 꿈꾸었던 쥘리앵은 한꺼번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러자 쥘리앵은 레날 부인에게 복수한다는 생각으로 레날 부인을 성당에 오기를 기다렸다가 권총 두 발을 쏘고 만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그 일로 인해 쥘리앵은 체포된다.
  쥘리앵은 갇혀있는 감옥으로 친구인 후케와 마틸드가 찾아오고 레날 부인은 백방으로 그의 석방을 위해 힘썼지만 재판에서 의도된 살인행위로 인정돼 사형을 선고받는다. 줄리앙은 감옥으로 찾아 온 마틸드에게 자신이 사랑한 것은 그녀뿐이라고 진심을 말한다. 줄리앙의 사형 집행 후 마틸드는 무덤을 정성스럽게 꾸미고, 레날부인은 줄리앙이 간 지 사흘 후에 자기 아이를 포옹하며 죽는다.
 
 
스탕달 신드롬

  불후의 예술품을 보고 잠시 정신착란에 빠지는 심리현상으로 1996년 비디오로 출시된 <스탕달 신드롬>은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색적인 문화현상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심리적 공황을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적과 흑』을 남긴 스탕달로부터 유래됐다. 1817년 스탕달은 산타 크로체 교회에 진열된 미술 작품을 관람한 뒤 전시관 계단을 내려오던 중 심장이 뛰고 무릎에 힘이 빠지는 특이한 경험을 했는데, 이를 치료하는 데 1개월 이상 걸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뛰어난 예술품을 감상한 뒤 받은 흥분에서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고전 미술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피렌체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집단적으로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는 보고서에 의해 심리학자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최초로 경험한 스탕달의 이름에서 따와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전문가들은 스탕달 신드롬이 환자들에게 의기소침, 피해망상, 자아상실, 정서혼란 등의 증상을 겪게 한다고 발표했다. 이 증상을 경험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20~40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았고, 독신자나 2~5명 정도의 소그룹 여행객들에게서 특히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스탕달 신드롬이 세계 심리학계에 특이한 현상으로 정식 보고되자 피렌체 시당국은 관광객 감소를 우려해 치료비로 수만 달러를 쾌척하는 치유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정작 이탈리아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 현상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탈리아 다리오 아헨토 감독의  <스탕달 신드롬>은 이와 같이 예술작품을 대하고 정신 착란에 빠지는 이색 현상을 소재로 영화로 전개과정이 히치콕의 <사이코>(60), 토마스 해리슨 원작의 <맨헌터 manhunter>(86) 등과 흡사하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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