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다
차별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다
  • 김성현
  • 승인 2007.11.2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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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 김성현     ©독서신문
한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본 일이다. 닭 가운데 한 마리는 다리가 하나 밖에 없었다. 태어난 지 며칠 안된 때에 쥐가 다리 하나를 먹었다는 것이다. 옛 말에 쥐가 닭을 항문부터 천천히 먹기 시작하여 내장까지 다 먹는다고 하더니 이 경우엔 병아리의 다리 하나를 먹어 버린 것이다. 그 닭은 성장하였지만 다리가 하나라 중심잡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지 성장이 그다지 안된 상태였다. 그 외다리 닭을 다른 장닭들이 호시탐탐 노려서 부리로 쪼아대는 통에 외다리 닭은 온 몸이 상처 투성이였다. 크기도 다른 닭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 닭이 꽥꽥거리며 도망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다행스런 것은 일부의 닭들은 그 외다리 닭을 끔찍이 아껴서 지켜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른 닭들이 공격하면 나서서 대항하는 몇 마리의 닭들은 알고 보니 같이 태어난 닭들이란다. 동기간에 지켜주고자 하는 것이다. 크기는 엄청 차이가 났지만 그 외다리 닭이 남같지 않고 가족으로 여겨졌기에 그런 모양이다.

일련의 과정과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은 같은 닭들끼리도 꼭 같은 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약한 존재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은 사람만 가진 생각이 아닌 듯 했다. 물론 지켜주고자 하는 닭들도 있었지만 자신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괴롭히는 닭들의 모습은 영 보기 안좋았다.

장애인들이 모여 있는 시설에서도 조금 더 중증인 대상을 향해 비교적 덜한 장애를 가진 이들이 적절치 않은 모습으로 다가가는 일이 있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장애가 있는 이들이니 서로를 보듬고 아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사람 사이에 그런 것이 존재하기는 힘든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크게 보면 공통점이 더 많은데 작은 차이를 크게 보면서 차별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 못된다.

지금 우리 나라는 다문화 가족이 많은 국제적인 나라가 되었다.
전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직업이나 결혼 등의 이유로 한국에 오게되고 결혼 등의 과정으로 국적을 바꾼 이들이 상당한 정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이들이 많아서인지 가만히 보면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적 모습을 대단히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구분된 차별을 말이다.

백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굴해 보일 만큼 친근감을 표시하지만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굉장한 우월감을 가진 상태에서 대하다 보니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건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여러 부정적인 소식들이 그들을 통해 그들의 본국으로 전해지고 나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그 해당 국가에 가서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까지 한다. 대단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 어느 곳에도 차별은 존재한다고 하지만 그 말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든 자신이 차별을 받는 입장이 되고 보면 억울해서 잠도 못 잘 정도가 된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되는 경우엔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이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너무도 흔한 장면이 되고 있다.

드물게는 이주민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한국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교회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있지만 여러 긍정적인 시도에 비해 아직은 부정적인 일들이 더 많이 벌어지는 듯하여 안타깝다. 과연 이것이 현재와 미래의 우리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세상의 그 누구도 차별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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