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慶州)를 찾아(김봉주)
경주(慶州)를 찾아(김봉주)
  • 김봉주
  • 승인 2007.11.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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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문화사의 인식 추구
경주(慶州)를 찾아

                                   김봉주
 

신라 천년 그 기나긴 빛나던 나날
하론 양 훌쩍 흘러가 버렸는가
왔오, 왔오, 내 왔오 경주, 나의 님
내 두고 두고 꿈속에도 그리던 님이여

이제 님의 품에 안기니 두근대는 이 가슴
감개도 무량커니 뜨겁게 볼적시는 오늘
황룡사 큰 가람 전각이랑 어디로 가버렸소
역대 왕릉만 여기 저기 드높이 솟구치건만
오랜 세기의 부귀공명 흘러간 강물이었던가

영지, 안압지는 궁녀들 눈물로 흥건히 고였나
옛님들의 손길로 빚어진 거룩한 문화 보배로워
석가탑, 다보탑, 석굴암 너무도 위장하구나
자욱마다 예술의 향기속에 고개 절로 숙여지네

몽롱한 속에서도 오색 찬연한 기와집 마다
신기루ㄴ양 떠 올라 태평가 은은히 들려오고
거리마다 금은 단청의 의상 바람결에 나부길 때
일장 극락계를 나 홀로만 지켜 보는가

저기 매달린 신라 천년아 애절히 울리지는 마라
에밀레종 기나긴 역사의 큰 몸짓 그 큰 품안에서
혁거세, 유신장군 님들 가고 없다고 누가 외칠건가

모래알 하나에도 옛 혼 어리었고
가지마다 풀잎마다 님의 생명 파랗게 서려 있어
바라보면 가슴 뛰네 경주, 님 찾아 내 왔소
산 넘고 물 건너 육백리길 겨레의 영원한 님이여
 
 
이해와 감상
 민족의 전통 문화를 찬양하는 민족문화사적 시세계는 그 나라 시인이면 누구고 한번은 역편(力篇)을 남겨야할 것 같다. 김봉주 시인은 그런 견지에서라기 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신라 천년 경주의 민족사적 역사 인식을 빼어나게 이미지화 시키면서 불국사 석가탑 다버탑이며 석굴암의 숭고한 예술적 발자취를 낭만적인 분위기로 도출시키는 환상적, 상징적 시작업으로 독자를 경탄시킨다. 21세기인 오늘의 한국이 고도 산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화 사회 속에 우뚝 서고 있기에 민족 문화사적인 창작시 작업은 더욱 절실하게 한국 시인들에게 주어진 값진 작업이다. 더욱이나 오늘의 정통적인 한국시단 형성이라는 시 작업 본령의 현실을 직시할 때 김봉주 시인의 [경주(慶州)를 찾아]와 같은 순수 상징 기행시 작업은 마땅히 한국 현대시단에서 평가될 일이다.
 
 “신라 천년 그 기나긴 빛나던 나날/하론 양 훌쩍 흘러가 버렸는가왔오, 왔오, 내 왔오 경주, 나의 님/내 두고 두고 꿈속에도 그리던 님이여”(제1연)의 전개는 평범한 일상어를 시어로 구사하면서도 작자의 두드러진 전통 의식이 상징적으로 세련되게 묘사되고 있다. 이어서 제2연부터는 시인의 숭고한 민족 문화사의 역사 인식에 대한 자성(自省)의 메시지를 자못 박진감 있게 고조시킨다. 문화재에 대한 진지한 각성(覺醒)을 메타포하는 가운데  문화재 애호정신을 설득력있게 고취시키는 두드러진 표현 기교(technic)를 보여주고 있다. 시를 전체적으로 살필 때, 화자는 짙은 서정적 표현을 심볼리즘(symbolism)의 상징적 기교로 시적(詩的) 미감(美感)을 형상화 시키고 있어 자못 주목되는 가편(佳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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