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서설』 方法序說 - 데카르트
『방법서설』 方法序說 - 데카르트
  • 황인술
  • 승인 2007.11.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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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논설위원
Ⅰ. 생각확대하기 

데카르트 (1596 ~ 1650) 


  프랑스의 철학자·수학자·물리학자. 근대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적 사색은 방법적 회의(懷疑)에서 출발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근본원리가 『방법서설』에서 확립되어, 이 확실성에서 세계에 관한 모든 인식이 유도된다. 1637년 『방법서설(方法敍說) discours de la m?hode』 및 이를 서론으로 하는 『굴절광학』『기상학』『기하학』의 세 시론(試論)을 출간하였다.
  데카르트의 위대성은‘코기토(cogito)’에 있으며, 코기토는 근대를 연 열쇠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데카르트를‘최후의 중세인이자 최초의 근대인’,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데카르트 이전 시대는 그 당시 보편적 진리로 자리 잡고 있었던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초월적 세계)였다. 성경의 말씀과 교리는 절대적 진리로 통용되었으며, 과학과 철학은 종교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중 철학은 ‘신학의 시녀’에 불과했다. 이러한 유럽세계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대 변혁기에 접어든다. 십자군 전쟁과 인쇄술 발달, 나침반 발명 등으로 무장하고 대양으로 나간 유럽인들에게 보여진 것은 생각했던 것만큼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우물 안에서 밖으로 나온 유럽인들은 눈앞에 펼쳐진 것은 실로 거대한 세계였다. 이에 당황한 유럽인들은 정체성 마져 심하게 흔들리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란에 빠진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게 한 사람은 바로 데카르트였다. 데카르트는 정체성의 위기는 참된 진리를 찾아 세계를 바로 세울 때 극복될 수 있다고 보았다. 누구도 의심할 수 없고, 언제까지 흔들리지 않는 불변하는 진리가 무엇인지 찾아냈던 것이다. 
  진리는 의심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때문에 데카르트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의심하다 보면 언젠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그러한 이유로 그는 더욱 열심히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세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그것은 철저한 회의(懷擬)에 의한 감각과, 이성, 직관을 통해 알아내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은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다(모든 지식, 감각, 육체 등)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사실에 도달하면 그때야 비로소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였다. 이러한 사실로 봤을 때 인간의 본질은 생각하는데 있으며 우리들이 명증(明證 명확하고 분명한 개념)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진실이라고 말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추론推論에 의해). 이렇게 명확하고 분명한 개념(순수하고 주의 깊은 정신의 개념)을 데카르트는‘직관’이라고 불렀다. 확실한 직관과 필요한 추론을 제외하면 인간에게 열려 있는 진리와 지식에 다다르는 길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인간의 확실한 지식은 직관과 추론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며 인간의 지식 체계를 튼튼한 기초 위에 올려놓기 위한 것이라고 데카르트는 말한다.
 
 
코기토(cogito)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개념에서 중세와 근대를 나누게 된다. 데카르트의 코기토는 “인간의 이성에 의해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와 이성의 능력에 대한 기초에서 출발하여 인간은 진리나 객관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의 기반이 되는 점에서 데카르트 철학은 중세의 철학과 명확하게 구분되게 된다.(중세철학에서 진리는 오직 신을 매개로 하여 파악될 수 있는 무엇이었다면, 데카르트의 코기토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신을 매개로 하지 않고 바로 인간의 이성의 독자적인 능력으로 진리나 객관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중세철학과 근대철학은 명확하게 분리가 된다.) 인간의 이성에 의해 진리나 객관성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바로 근대를 구성하는 하나의 논리로 자리 잡게 되었던 것이다.
  즉 데카르트는 코기토(cogito)에서 사물과 정신은 분리되어 있고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기 때문에 정신은 물질위에 놓여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육체 ‘내부’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자아(自我)가 존재하며, 감각적인 것보다 이성이 상위(上位)에 있다는 가치를 부여했다. 이는“정신에 속하는 것으로 신체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신체에 속하는 것으로 정신의 개념에 포함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신과 사물의 분리는 서구 전통사상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따라서 데카르트에게 물질계는 기계(machine)의 세계로 기계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물질세계에는 생명과 정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은 기계적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물질세계의 모든 것은 각 부분의 배치와 운동으로 설명 할 수 있다. 기계론에 대한 생각은 데카르트 이후 20세기 물리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자연 현상을 과학이론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들은 계속되어 왔으며, 서구의 과학은 17~19세기까지 기계론에 의한 데카르트 사상이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에 기초한 기계로 파악된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생각들은 자연이 유기체로 구성된 것이라 여기는 것에서 기계론적 자연관으로 변화를 말하며 이러한 것들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중세 유기체 세계관은 자연과 합일이라는 가치 체계를 가졌었다. 그러나 자연의 순수한 본래의 모습은 과학과 기계화에 의해 사라져가게 한 것이 그 것이다.
  기계적 자연관과 우주관은 서구 문화의 특성으로 자리 잡아 자연과 우주를 조종하여 착취하고 정복해 나가는데 정당한 논리를 부여하여‘과학적’승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완전한 자연 과학을 수립하기 위해 데카르트는 물질의 기계관을 생물에게도 적용하여 확대시켜 나갔다. 식물과 동물도 기계로 생각되어졌으며 인간만이 육체와 연결된 이성적 영혼(rational soul)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계(machine)

  17세기 바로크 문화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마술(魔術)이 유행하던 시기였으며 데카르트는 이 영향을 받아 생물이 단순한 자동기계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육체의 동작과 생물학적 기능이 어떻게 기계적 조작으로 환원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시계(時計), 인공폭포, 도정기(搗精機) 기타 유사한 기계(machine - 매직magic은 14세기 말 희랍어로 ‘예술’ 혹은 ‘기교’라는 뜻이었고 5500년 전에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전(前) 인도유럽 말로 ‘능력이 있다’는 뜻이었다. 같은 뿌리에서 온 현대어 ‘might’도 ‘힘’이라는 의미. 똑같은 어원에서 ‘machine’이라는 단어도 나왔다. ‘machine’은 16세기경 불어 라틴어 희랍어에서 ‘속임수’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machine’은 19세기 말에 남녀의 성기를 지칭하는 속어가 됐다. 우리식 발음으로 ‘magic’도 ‘might’도 ‘machine’도 하나같이 ‘마魔’의 의미가 들어있다.)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비록 사람이 만든 것이지만 각종 방법으로 스스로 동작하는 힘을 갖고 있다. 나는 장인(匠人)이 만든 기계와 자연만이 만드는 각종 생물체 사이에 차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데카르트 시대에 시계 제조는 다른 자동기계의 모델이 되었다. 데카르트는 동물을 ‘치차(齒車)와 태엽……으로 구성된……시계’에 비유했으며 더욱 확대하여 인간에 비유하고 있다. “나는 인간의 육체를 하나의 기계라고 생각한다. ……병든 사람은 잘못 제조된 시계, 건강한 사람은 잘 제조된 시계에 비유될 수 있다.”
  살아 있는 유기체에 대한 데카르트의 견해는 생명 과학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살아 있는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계를 정확히 기술하는 것이 과거 300년간의 생물학자, 의학자 및 심리학자들의 주요 사명이었다. 그러나 데카르트적 접근법은 생물학에서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으나 다른 한 편 과학적 연구의 방향을 크게 제한하였다. (프리조프 카프라, 구윤서, 이성범 역,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개정판)??, 범양사, 2007. 뉴턴의 기계론적 세계 중에서 발췌, 편집 요약) 
 
 
Ⅱ. 생각확대하기 
 
『방법서설』
 
『방법서설』 초판
 
1637년에 출간한 『방법 서설discours de la methode』의 원제목은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 서설, 그리고 이 방법에 관한 에세이들인 굴절광학, 기상학 및 기하학’이다. 이 책은 모두 6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부에서는 기존 학문들에 대한 자서전적인 고찰을 시도하고 있으며, 제 2부에서는 학문 방법의 네 가지 규칙을 설정하고, 제 3부에서는 이 방법에서 끌어 낸 도덕 규칙들에 대해 논하고 있다. 제 4부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구절이 나오는 대목인데 형이상학의 기초로서 하느님과 인간 정신이 현존하는 근거들을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제 5부에서는 자연학 문제들의 순서를, 제 6부에서는 자연 탐구의 조건과 집필 동기들을 각각 서술하고 있다.
 
 
『방법서설』의 핵심내용
 
1. 기존 학문들에 대한 자서전적 고찰

  거짓된 것에서 참된 것을 구별하고 올바로 판단하는 능력이 이성이다. 이것은 자연적으로 동등하게 누구나 타고난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을 잘 사용하는 것이다. 올바른 방법에 의한 학문 탐구를 통해서만 인간의 정신은 진리의 길로 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많은 학문을 배웠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무지하다는 것만 점점 더 발견할 뿐 그 어떤 이득도 없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많은 의심과 오류에 빠져 곤혹스러웠다. 한 가지 것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참된 의견만 있을 터인데, 아주 많은 의견들이 학자들에 의해 실제로 서로 주장되고 있음을 보고서, 나는 단지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을 거의 거짓된 것으로 간주했다. 다른 사람들의 학문을 공부하고 생활 방식을 관찰해 보았을 때, 나에게 확신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로써 나는 선례와 관습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나는 세상이라는 책 속에서 공부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내 안에 있는 이성의 길을 따라 진리를 추구하게 되었다.
 
 
2. 학문의 진리를 탐구하는 네 가지 규칙

1) 명증적으로 참이라고 인식한 것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참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명증성의 규칙 ). 즉, 속단과 편견을 피하고 명석·판명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믿지 말라는 것이다.
2) 검토할 어려움들을 각각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될 수 있는 대로 작은 부분으로 나눌 것(분해의 규칙).
3) 생각들을 순서에 따라 이끌어 나갈 것(종합의 규칙). 즉, 가장 단순하고 알기 쉬운 것에서 시작하여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순서를 상정하여 생각해 가라는 것이다.
4) 아무것도 빠뜨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완벽한 열거와 전반적인 검사를 어디서나 행할 것(열거의 규칙). 즉, 문제의 모든 요소를 다 열거하고 그 중의 단 하나라도 빠뜨리지 말라는 것이다.
 
 
3. 세 가지 도덕 규칙 

  참된 인식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실천이다. 그러나 참된 인식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잠정적으로 다음과 같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
1) 내 나라의 법률과 관습에 복종하고, 어렸을 적부터 신의 은총에 의해 배워 온 종교를 확고하게 견지하며,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사려 깊은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보통 취하고 있는 가장 온건하고 극단에서 먼 의견에 따를 것.
2) 행동할 경우에는 되도록 확고하고 결연한 태도를 취하고, 아무리 의심스런 의견이라도 일단 그것을 취하기로 결정했다면 아주 확실한 것인 양 따를 것.
3) 언제나 운명보다는 나 자신을 이기려고 노력하고, 세계의 질서보다는 내 욕망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
 
 
4. 방법적 회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함으로써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왜냐 하면, 과거의 불확실한 지식의 체계들을 무너뜨리고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확고부동한 지식의 기초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전적으로 거짓된 것으로 간주하여 던져 버리고, 이렇게 한 뒤에도 내 신념 속에 확실한 것이 남아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게 해 보면, 모든 것이 거짓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아무리 의심해 보아도, 모든 것을 의심하면 할수록 ‘의심하고 있는 나’를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이 명제는 아주 확고하고 확실하며, 다른 명제들이 근거하고 있는 제일 원리가 되는 것이다.
한 명제가 참되고 확실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것의 확실성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 만일 내가 생각하기 위해서는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아주 명석하게 알지 못했다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가 진리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명석하게 그리고 판명하게 인식하는 것은 모두 참이라는 것을 진리의 일반적 규칙으로 삼을 수 있다.
 
 
5. 해제

  데카르트(1596-1650)의 『방법서설』은 중세 사상사가 끝나고 근대적 사유 세계가 열리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을 상징한다. 이런 대표성은 라틴어가 아닌 속어(불어)로 철학을 펼친 최초의 저서라는 점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
 
오래도록 상식화되고 자연화된 통념(스콜라 철학), 하지만 이제 그 역사적 타당성을 잃어버린 통념을 어떻게 부술 것인가? 숱한 세월 속에서 그 무게를 더해온 과거의 기억을 어떻게 지워버릴 것인가? 데카르트 철학의 일차적 의미는 이런 전환기의 물음에 부응하여 모범적인 해체론의 사례를 남겼다는 데 있다. 그는 철학이 수학과 같을 만큼 명증적인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이다.
 
『방법서설』 첫 문장은 ‘이 세상에서 양식(良識)보다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는 것은 없다’이다. 데카르트는 이 문장을 통해 철학적 의미의 ‘근대’를 열어 보이고 있다. 19세기에 이르러 정의되는 것처럼, 근대성(modernity)은 이성의 자율적 사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성의 자율적 사용에 요구되는 조건과 방법에 대해, 또 그런 자율적 이성 사용이 약속하는 미래에 대해 처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 사상사의 고전이다.

  『방법서설』은 대중에게 철학을 알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데카르트는 이 책에 앞서 자신의 방법, 형이상학, 자연학, 생리학을 아우르는 새 철학 체계를 어느 정도 완성한 <세계>를 출판하려 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1633년 갈릴레오가 로마 교황청에 소환되어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평생 가택 연금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포기했다. 4년 뒤「기하학」,「기상학」, 「굴절광학」 세 편의 논문과 서문을 묶은 『방법서설』은 프랑스어로 나왔다. 프랑스어로 책을 쓴 까닭은 라틴어로 쓰인 옛날 책을 믿는 사람들보다 타고난 이성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더 바르게 판단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방법서설』이 대중을 위한 책이라는 점에서 보면 코기토 명제가 관심의 핵이다.“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있다”는 명제는 근대인뿐 아니라 현대인에게도 끊임없이 자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자의식은 내가 나를 보는 것이고 코기토 명제는 데카르트가 자기 안에 있는 지식을 들여다보고 얻은 명제다. 자의식이야말로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해주는 특성이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이성으로 자의식을 얻고 키우기를 권하고 있다.
 
 
6. 요약

『방법서설』은 6부로 구성된 짧은 글이다.
1부 - 학문에 대한 데카르트의 견해와 젊은 시절에 대한 회상을 담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양식(good sense)은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는 것이다.” 

2~3부 - 확실한 지식을 얻기 위해 사용한 방법의 주요 규칙과 이 방법에서 나오는 도덕 규칙을 담고 있는데 우선 한 가지 비유를 들어 자신만의 철학 연구를 정당화한다. 이 비유는 건물의 비유인데 내용은 한 건축가가 세운 건물이 여러 건축가가 조합한 건물보다 설계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4부 - 형이상학 원리는 신의 존재나 속성에 관한 원리가 아니라 영혼의 본성에 관한 원리로 ‘코기토’명제다. 데카르트는 실제 생활에서는 매우 불확실한 의견을 따르는 것이 때때로 필요하지만 진리를 탐구할 때는 반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금이라도 의심할 수 있는 것을 버리고 전혀 의심할 수 없는 것이 자기 마음속에 남아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5부 - 자연학의 원리, 곧 물체의 본성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오고 자연학이 다룰 별과 지상 물체의 성질에 관한 문제들이 열거되어 있다. 그 다음에는 동물과 특히 사람의 생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데카르트의 철학에서 한 가지 큰 난제로 꼽히는 것이 몸과 마음의 관계 문제다. 이 문제는 데카르트가 정신과 물체를 따로 실체로 인정한 데서 비롯한다. 실체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인데 데카르트는 사유를 본성으로 가진 정신과 연장을 본성으로 가진 물체가 서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는 실체라고 주장한다.

6부 - 새로운 과학이 가속화할 역사적 진보에 대해 말하는 가운데 이런 진보에 필수 불가결한 실험과 관찰에 지식인들이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Ⅲ. 생각 정리하기 

중요한 지문

1) 양식(良識)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히 배분되어 있는 것이다. 왜냐 하면 누구나 그것이 충분히 주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대부분 자기가 갖고 있는 이상을 바라지 않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 잘 판단하여 참된 것을 거짓된 것과 분리하는 능력(이를 양식, 또는 이성이라고 부르는 것이지만)은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동등하게 부여받은 것이다.
2) 나는 성년이 되어 선생들로부터 해방되자마자 학문 연구를 모두 버렸다. 그리하여 나 자신 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학문, 혹은 또 세상이라는 큰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학문 말고는 어떤 학문도 추구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나는 나의 청년시대의 나머지를 여행으로 보냈다.
3) 나는 논리학을 구성하는 그 많은 규칙 대신에 다음에서 말하는 네 가지 규칙만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첫째, 내가 명증적으로 ‘진실’이라고 인정한 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진실이라 받아들이지 않는다. …… 둘째, 내가 음미하는 문제를 가능한 한 많은 부분으로 나눈다. …… 셋째, 가장 단순하고 인식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복잡한 것의 인식으로 순서를 잡아나간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것도 빠뜨리지 않고 전체를 헤아려 보고 종합해 본다.
4) 나는 즉시 깨달았다. 내가 모든 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는 필연적으로 무엇인가가 아니면 안 된다고. 그리하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있다(je pense, done je suis)’라고 하는 이 진리는 회의론자의 어떠한 터무니없는 상정에 의해서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확실한 것이라는 점을 나는 인정했기 때문에, 나는 이 진리를 내가 구하고 있었던 철학의 제1 원리로서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원문 해설

<원문>
“그러나 신을 인식하는 것 혹은 정신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것이 어렵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는 그들이 자신의 정신을 감각적 사물보다 위로 끌어올리는 일이 한 번도 없었고, 또 그들이 상상을 통해서만 사물을 고찰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데, 상상한다는 것은 물질적 사물들에게만 해당되는 사유의 한 양태일 뿐임을 그들은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모두 인식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강단 철학자들이 감각 속에 먼저 있지 않았던 것은 지성 속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근본 명제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신의 관념이나 정신의 관념이 결코 감각 속에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신과 정신을 인식하기 위해 상상력을 사용하는 사람은 소리를 듣거나 냄새를 맡기 위해 눈을 사용하는 사람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시각이 그 대상의 진리성을 우리에게 청각이나 후각보다 덜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고, 상상력이나 감각도 오성이 개입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결코 아무런 진리성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방법서설』, 192)

<해설>
 데카르트는 이성의 소유를 인간과 기계 또는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이때 데카르트가 의미하는 이성의 개념은 주어진 여건에만 자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 대하여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또한 인간으로 하여금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언어 사용능력과 모든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 이 두 가지를 데카르트는 인간을 기계 또는 동물 구별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 두 가지는 데카르트에게 있어 이성의 능력 또는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데카르트 자신이 인정하듯이 몇몇 동물에게서는 언어 사용능력이 있음이 관찰되고 있으므로, 얼마나 정교한 언어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은 언어사용능력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 문제일 수 있다. 데카르트는 정신의 존재가 확실하다고 간주할 수 있는 근거, 그리고 물체와 정신을 구별하는 근거로 내가 사유하고 있다는 사실, 즉 의식의 사실을 들고 있으면서, 동물 또는 기계와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으로 사유한다는 사실 또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자료 출처-『철학사상』별책 제2권 제3호, 데카르트 『방법서설』,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3.
 
 
정리하기

① 데카르트 사상의 시대적 배경과 영향
② 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
③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④ 정신과 육체는 서로 다른 두 실체이다.
 
 
Ⅴ. 논제 찾아보기 

1. 소크라테스(bc470년경 아테네 ~ bc399 아테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신의 피조물인가? 나는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쓰시오.

2. 데카르트(1596-1650)는 『방법서설』에서, cogito ergo sum라고 했다. 코기토 에르고 숨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이다.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신이 아닌 내가 직접 생각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나는 존재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라틴어 코기토, 숨에는 1인칭 나, 라는 뜻이 담겨있다. 생각하는 존재는 이성적 능력을 중시하고 합리적 사고와 경험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생각 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 나는 것인가,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인가에 대해 쓰시오.
3. 데카르트는『방법서설』에서 자연은 생명이 없는 물질이기 때문에 의식과 정신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 인간이 그것을 소유하고 통제와 지배를 통해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기계론적 세계관은 근대 자연관인 인간중심주의를 만들었다. 인간중심주의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 기계론적 세계관이 환경파괴의 근본 원인이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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