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안철수. 흔한 이름에 동안 타입. 목소리는 카리스마와 거리가 멀고 억양은 연설용이 아니다. 당직자들과 밥을 먹으면 더치페이를 한다는 소문은 확인할 길 없다. 밤새 연구하다 열차타고 군대 갔다는 말은 전설인지 신화인지, 아니면 신기루인지 이제 와서 확인해봤자 별 의미는 없다.
안철수, 인상은 그랬다. 정치인으로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회의를 나타냈고 아직도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지는 않다. 왜 그럴까. 선명하지 못하다. 실체가 없다. 그리고 바람을 타고 있는 듯한 ‘거품’ 인상도 한 몫 한다.
며칠 전 총선에서 그는 웃었다. 파안대소는 본 적이 없지만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그에게 4월은 빛나는 신록의 계절이다. 정치 평론가들은 국민의당 광주 싹쓸이를 국민의당 승리로 보는 것에 인색하다. 다른 야당의 패착으로 보는 경향이다. 또 서울에서의 여당 참패는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과 함께 여당 등돌리기라고 말한다. 국민의당에겐 반사이익이라는 말이다. 국민의당 승리라는 명쾌한 분석은 찾기 힘들다. 그래서 참패는 있는데 승리는 없는 이상한 선거였다. 굳이 승자를 꼽는다면 시민이다.
안철수의 행보는 국민의당 의원들 행보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정치인이건 절대 홀로 설 수 없다. 지금 국민의당 당선자들은 누구인가. 거의 호남 아닌가. 그들을 융합해 끌고 가는 게 우선 안철수의 몫이며 리더십 또한 시험대에 오른다.
다시 말하지만 안철수가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가 비로소 할 일을 찾았다는 의미다. 제3당으로서 어떤 사안에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이다. 국회 선진화법에 막혀 (이제 와서 누가 만들었냐는 중요하지 않다) 경제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정치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한 야당은 문제는 경제다, 라고 하더니 선거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르쇠다.
국민은 안철수에게 ‘경제’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할 만큼 다급하고 중대하다. 경제활성화에 여야를 따지지 않는 ‘그릇’을 보여 달라. 아직 누구한테도 본 적이 없는 그릇을 안철수에게 기대한다. 그러면 그에게 국민이 길을 열어 줄지도 모른다. 그 길의 목적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