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 - 『안중근 평전』에서
[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마침내 운명의 순간, 하늘이 마련해준 순간이 다가왔다. 러시아 관리들의 호위를 받으며 맨 앞으로 누런 얼굴에 희고 긴 수염의 조그만 늙은이가 염치도 없이 감히 하늘과 땅 사이를 누비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
‘저것이 틀림없이 늙은 도둑 이토 히로부미일 것이다’라고 생각한 안중근은 곧바로 권총을 뽑아 들고 그의 오른쪽 가슴을 향해 통렬하게 세 발을 쏘았다.
그러나 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의아심이 크게 일어났다.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만일 다른 사람을 쏘았다면 거사가 실패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었다. 안중근은 뒤쪽을 향해 다시 총을 겨누었다.
『구국의 별, 평화의 횃불 안중근 평전』 210쪽 | 이창호 지음 | 벗나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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