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과 분석철학에 대한 핵심을 파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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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으로도 서양철학을 이해하는데 이 두 철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지만 1970년대 이후 이 둘을 부정하고 나선 데리다나 들뢰즈로 대표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쓰나미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의 뿌리는 현상학에 있다는 점과 분석철학이 미국 강단철학을 아직도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그 중요성이 증명된다.
현상학과 분석철학의 초점은 ‘현상’과 ‘개념’이다. 현상학에서 ‘현상’이라는 말은 물질적 혹은 비물질적인 대상이 의식과의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험을 가리킨다. 이 경험은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관계를 가리킨다.
현상학은 이 과정에서 과학이 닿을 수 없는 가장 본질적인 존재를 확실하게 인식해서 명증성을 찾고자 한다. 이와 달리 분석철학은 한 언어가 무엇인가를 서술하거나 무엇인가의 느낌을 표현하는 경우, 그 언어가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이해하는데 있다. 따라서 분석철학자들은 철학은 개념의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현상학과 분석철학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철학이 아니라고 본다. 저자는 두 철학의 방법론을 액체와 고체에 비유한다. 물의 여러 상태가 이 두 개념으로 분명히 구별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들은 연속되어 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것처럼 고체와 액체 상태 사이에는 무한히 다른 연속된 상태가 있다. 결국 두 철학은 존재와 언어의 뗄 수 없는 현상을 두고, 각기 어떤 각도에서 그 현상을 얘기해보자는 차이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고 저자는 결론 내린다.
이 책은 후설, 하이데거, 샤르트르, 메를로-퐁티로 대표되는 현상학자들과 무어, 카르납, 러셀, 비트겐슈타인, 콰인으로 대표되는 분석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이 두 철학을 비교?비판하면서 그 본질과 핵심을 밝힌다.
1부 구조에서는 철학적 앎, 방법, 해명이라는 테마아래 현상학과 분석철학의 핵심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며 2부 전개에서는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상을 개별적으로 소개한다.
박이문 지음 / 知와사랑 펴냄 / 272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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