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문화예술인은 말합니다. 우리 문화예술 토양이 너무 척박하다고. 문인이나 출판인들은 말합니다. 독서 토양이 너무 메말랐다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벌써 몇 년째 듣는 말이기에 심드렁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뮤지컬 공연은 빈 자리를 별로 볼 수 없고 베스트셀러는 존재합니다. 그러기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더 와 닿습니다.
서울도서전에 꽤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책이 여기있다고 아우성치는 것 같은 코엑스의 도서전 닷새는 출판인들에게 문인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을까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전국도서관대회에도 엄청 많은 관람객이 왔다고 합니다. 도서관 관계자들만의 행사라고 치부하기엔 행사 구성도 다양하고 충실한 강좌 등도 많았다고 합니다. 인천대회는 출판인들에게 또 어떤 영감을 주었을까요.
액정 시대라고 합니다. 종이는 갔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밀렸다고 말하기엔 종이의 운명이 너무 절박합니다. 이는 문인들의 증언입니다. 사람 눈이 세 개라면 두 개는 스마트폰에 빼앗겨도 하나는 책이 차지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누가 하더군요. 그럼 대세를 거스르기 보다는 스마트폰에 맞는 맞춤형 문장은 어떨까요. 액정 맞춤형 문인은 또 어떨까요.
요즘 문화융성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이런저런 행사가 많습니다. 어느 당국자 말에 따르면 문화융성 행사가 대부분 보여주기 위한 공연에 집중돼 있다고 합니다. 무형의 독서 따위에 정책 당국자들의 신경이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류유산의 기록물은 책입니다. 종이의 바스락 소리는 액정이 흉내낼 수 없습니다. 종이의 독특한 향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감성적인 접근이 차세대 독서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먹힐까요. 그러나 참 신기한 게, 우리나라 어린이 그림책은 해외에서 인정받는다고 합니다. 국제경쟁력이 있다는 겁니다. 종이에, 출판에 어떤 희망을 주는 것 같지 않은가요. 문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 아닌가요.
얘기를 정리하면, 국제도서전, 도서관대회, 스마트폰, 그림책 등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카테고리가 서서히 어떤 고리로 묶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바탕은 당연하게도 책입니다. 독서입니다.
책의 힘, 독서의 힘을 강조하는 건 마치 약자의 손뼉처럼 힘이 없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문화예술인은 눈을 부릅뜨고 문화융성을 외쳐야 합니다. 문인 출판인은 힘을 다해 독서를 강조해야 합니다. 그리고 독서가 무형의 독서가 왜 유형의 공연보다 뒷자리에 가야 합니까.
이젠 책이 사람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역도서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지역문화의 중심으로, 주민들의 문화터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때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역시 바탕은 책입니다. 독서입니다.
독서융성이 문화융성의 맨 앞자리임을 보여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