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도서관대회] ‘난독증의 이해와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전국도서관대회] ‘난독증의 이해와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10.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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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독서지도 프로그램 활성화 세미나_이아영 구성중학교 사서
▲ 발표 후 참가자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제52회 전국도서관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된 ‘작은도서관 독서지도 활성화 세미나’ 중 이아영 구성중학교 사서가 발표한 ‘난독증의 이해와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수록했다.

[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비록 난독증 인구는 많지 않으나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할 독서소외계층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한 현실을 직시한다. 특히, 책과 접하기 가장 쉽고 편한 도서관에 난독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유치시키고, 사서들의 인식을 더 넓히는 등 필요성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시도됐다.

난독증에 대한 선행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난독증 인식실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1. 난독증의 이론적 배경

난독증이란 듣고 말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정상 이상의 지능을 가진 사람이 좌뇌의 경미한 뇌기능 장애로 인해 읽기, 쓰기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말한다. 국제난독증협회의 난독증 정의에 따르면 난독증은 신경생물학적 원인에 의한 특정 학습 장애로, 단어인지가 정확하고 유창하지 못하며 철자와 해독능력이 저조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의 학교 시스템은 언어기능 위주이며 좌뇌 우성인 사람들이 많아 난독증 학생을 이해하지 못하고 ‘학습부진아’ 혹은 ‘공부를 안 하는 게으른 아이’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난독증을 방치할 경우,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교우관계가 나빠지기 쉬우며, 부모와 자녀 관계의 악화 등으로 인해 우울증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2. 난독아 발견의 문제점

-학교의 반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학교는 난독아 발견 협조에 대해 학년 부장 선생님 선에서 더 이상 상부로 보고되지 않으며, “우리 학교에는 그런 아이들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읽고 쓰기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선별하고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학교 입장에서는 대상 학생의 학부모 설득에 어려움을 느낄 뿐 아니라 대상 학생의 낙인 효과를 우려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굳이 나서서 이러한 일을 추진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였다.

-학부모의 반응
학부모들은 아이가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학습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 ‘우리 아이가 조금 늦되나 보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난독증임을 알게 된 다음에는 제대로 된 치료기관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치료기관을 찾은 다음에는 고가의 비용에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이다.

난독아임을 밝혔을 때 드러나게 될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밝히길 꺼려하며, 부모의 경제적 상황, 어머니의 직업 유무, 자녀의 수 등의 외부적 환경에 따라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 발표 중인 이아영 구성중학교 사서

3. 난독증 인식 실태조사

난독증 인식 현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사회·인구학적 특성(성별, 연령, 거주지, 직업) ▲난독증 경험(난독증 인지 여부, 난독증 증세가 있는 사람 경험 여부) ▲난독증 원인(독서환경, 가족력, 읽기·지적능력 관계, 시각문제, 사회·심리에 대한 인식) ▲난독증의 상태·증상(문자 시각적 인식 발달, 작문의 어려움, 글자 인식과 해독, 언어 처리 과정, 수행성과, 철자사용에 대한 인식) ▲난독증에 대한 교육·극복방법(교육, 난점 교정, 치료에 대한 인식) ▲난독증에 대한 오해(심화, 빈도, 언어, 지능에 대한 인식) 등으로 구분해 설문을 실시했다.

첫째, 난독증 경험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17.4%인 110명이 난독증이 있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난독인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둘째, 난독증에 대한 인식은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전반적으로 난독증에 대해 더 높은 인식수준을 보였다. 또한 난독증의 상태나 증상에 대한 인식도 초등학교 교사가 전반적으로 가장 높은 인식수준을 보였고, 유치원 교사가 다음으로 높은 인식을 보였다.

‘글자해독 어려움’, ‘언어처리에 영향’, ‘독해과목 수행성과에 영향’, ‘철자사용의 문제’ 등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4항목 모두에서 학부모의 인식이 가장 낮은 것도 주목해야 할 결과였다. 학부모는 한집에서 아이와 생활을 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가진 문제점을 잘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난독증에 대한 인식 전체를 비롯해 난독증의 원인, 상태, 교육, 오해 모든 면에서 거주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보다 난독증의 증상이나 상태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게 낮고, 교육방법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농산어촌의 난독인은 조기에 발견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이에 따라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난독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편,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사람들도 ‘난독증이 지능과 관계가 있다’는 등의 오해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넷째, 난독증에 대한 인식은 연령에 따른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별에 따라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독증에 대한 인식 전체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인식의 차이는 사회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어린아이의 양육과정과 교육에 관여하는 것은 대체로 남성보다는 여성들이기에 자연히 여성이 남성보다 아이의 글자 깨우침에 더 관심을 두고 지켜볼 것이고, 문제를 빨리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4. 난독증 개선 프로그램의 필요성

이 연구 결과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난독증에 대한 인식은 높다고 보기는 어렵고, 상당 부분 난독증에 대한 오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난독아들을 조기에 발견해야 할 입장인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 유치원 교사들의 난독증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더불어 학부모가 난독증 전체 항목에서 매우 낮은 인식수준을 보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난독증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공략해야 할 그룹이 바로 학부모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역별로 난독증에 대한 인식수준이 크게 차이가 났다는 점을 주목해 농산어촌 주민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인식조사를 토대로 학부모뿐만 아니라 유치원 교사, 초등학교 교사, 사서 교사 등을 대상으로 난독인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과 발전적인 향후 계획에 대한 방향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도서관의 역할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2』라는 책 중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의 편지」에서 난독증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난독증 증상으로 인해 선생님께 혼이 나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지만, 대학까지 진학한 후 교사가 된다. 그 후 부동산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되는데, 그때까지도 그는 글을 읽지 못한다.

어느 날 그는 한 시립도서관에 찾아가 담당 사서에게 자신은 글을 읽을 줄 모른다고 고백하며 울음을 터뜨리게 되고, 65세의 할머니 자원봉사 튜터가 무한한 참을성을 가지고 한 글자씩 발음하며 그에게 글을 가르쳐주게 된다. 그 결과 1년 만에 그는 글을 읽을 수 있게 되고, 그 후 ‘샌디애고 문맹퇴치위원회’의 이사로 선출돼 미국 전역을 돌며 강연을 시작한다.

작품에 나온 내용처럼 난독증이 있을 때 어떤 기관에 가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고, 도서관에서 도움을 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도서관이 난독증 치료에 앞장서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경미한 증상의) 난독인들을 도와줘야 한다. 자신의 난독 현상이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도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부터 병원이나 치료기관을 찾아가기에는 경제적 시간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도서관이 끊임없이 난독증에 대해 홍보하고, 관련 영화 상영, 관련 책 전시, 읽기 기능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 소외된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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