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배와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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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6.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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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 책은 중세의 신비를 대표하는 성배 이야기를 통해 원시시대부터 만들어져온 상상력의 원형 이미지를 탐구하기 위해 연금술, 샤머니즘, 아서 왕 이야기의 몇몇 주제, 기독교 이전 시대의 북유럽 신화, 스칸디나비아 신화뿐만 아니라 이란의 이슬람교와 인도 불교까지 아우르고 있다.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미완성 소설『페르스발 혹은 성배 이야기』를 주 텍스트로 하고, 크레티앵의 전통을 이어받은 후속작가들의 손을 거쳐 켈트 문화의 다양한 소재로 전혀 새로운 영적 모험을 그린 성배 문학을 아우르면서, 중세의 중요한 키워드인 성배와 연금술이 갖는 상징성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특히 저자는 페르스발의 영적 모험을 통해 크레티앵의 시대와 후속담의 시대에 어떤 상징적이며 연금술적인 울림이 배어나는지 살폈다.

저자는 영웅의 영묘한 육체의 복합적 반영 이미지들, 그리고 그의 필멸의 인간조건을 신적 현존으로 변환시키는 연금술 과정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기독교에 앞서 존재했거나 기독교 밖에 존재한 통과제의적 체계를 통해 페르스발의 모험이 어떻게 금속을 금으로 변환시키는 연금의 연속적 단계들을 표현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성배 이야기는 영적 탐구의 이야기이며, 존재론적 변환의 꿈, 즉 연금술사의 꿈이 담겨 있는 이야기다. 성배를 찾아 떠나는 것은 존재의 본질에 이르고자 갈망하는 것으로서, 성배를 찾아 떠나는 페르스발의 모험은 연금과정, 즉 심리의 개체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빛의 잔을 찾아 떠난 페르스발을 뒤따라가보자. 초자연적 모험들을 겪고 어려운 무훈을 세우며, 페르스발은 미로와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존재가 전환을 이루는 연금술의 기나긴 과정을 밟는 영광의 길이다. 그것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의식으로 빽빽이 들어찬 둔중한 자기가 단계별로 시련을 거듭하면서 갈라지고 터져서 분해와 풍화를 겪은 뒤, 마침내 가벼워져 자아의 여명을 예고하는 새로운 지평으로 스스로를 여는 길이다. 


폴 노르주 상소네티 지음/ 전혜정 옮김/ 336쪽/ 18,000원


독서신문 1396호 [200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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