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반채달 객원문화기자]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판타지 속에 빠지고는 한다. 사실 사랑함에 있어 현실성만 가득하다면, 누구나 딱딱한 삭막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감정 혹은 새로운 사람에게 느끼는 설렘 역시 때로는 현실에서, 때로는 판타지 속에서 마음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그렇기에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사랑은 판타지와 동행한다.
연극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세 남녀는 사랑한다. 사랑했지만 지나가버린 옛 남자, 새로운 설렘으로 다가오는 새 남자, 그리고 가운데서 고민하는 한 여자. 지나가버린 남자는 판타지 속에, 새로이 다가오는 남자는 현실 속에서 존재하지만, 여자와 두 남자는 한 공간 안에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이들을 도와주는 둘이 있다.
자칫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는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사랑을, 지루하지 않고 감동 있게 풀어냈다는 평을 듣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배우진을 만나봤다.
-본인의 역할과 본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해 달라.
정혜인(유나 역) : 유나는 17살 고등학생이며 남자친구와 동반자살을 해서 계속 유령으로 나오는 역할이다.
김수민(요한 역) : 요한은 21살 소년이고 기획사 연습생으로 있다가 악덕사장으로 인해 기획사에서 쫓겨나게 된다. 자살까지 생각하다가 유나라는 친구로 인해서 힘을 얻고 살아가게 된다. 박하와 지후를 만나게 됨으로써 여러 에피소드를 겪게 된다. 요한은 유령들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권오성(샘 역) : 샘 역할과 멀티 역을 맡고 있다. 멀티 역할같은 경우에는 극의 전반적인 시너지효과를 주는데 집중을 하고 있고 샘 역할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아니기에 독특한 캐릭터의 모습을 띄면서 사랑을 이어주는 '러브 브릿지'역할을 하고 있다.
조연진(박하 역) : 박하라는 인물은 잘 나가는 작곡가이다. 사랑했던 사람을 본인 때문에 죽게 했다는 생각으로 절망에 빠져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찾아온 요한으로 인해 마음을 열게 되며 삼각관계에 빠져 들어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연극을 많이 해왔다. 작년에 <디셈버>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고, 이번에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박하역할을 맡아 기쁘게 생각한다. 다소 무대가 작아지기는 했지만, 좋은 연출가와 배우들과 함께 연극을 하며 행복함을 느낀다. 두 번째 뮤지컬인 만큼 열심히 하려 애쓰고 있다.
김낙연(지후 역) : 지후는 박하가 사랑하는 남자인데 불행히도 프러포즈 날 불의의 사고로 인해 죽게 된다. 극중에서 박하와 이루고픈 소원이 있었는데, 지후는 유령이 되었기에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여기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유령을 볼 수 있는 요한을 만나서 이루고자 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며, 박하를 사랑하는 마음을 잘 보여줄 수 있게 된다.
-연극<사랑은 비를 타고>를 선택한 이유?
권오성(샘 역): 작품이 재밌고 캐릭터들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여타의 연극에서는 죽은 영혼이 이승에 머무르거나 개를 연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없었던것 같다. 이러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한 부분이 있다면?
김낙연(지후 역) : 유령은 보통 음침하고 무서운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여 질 수 있다고 노력을 많이 하였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걸음걸이와 손짓, 말투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 사실 지후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죽게 되었으니 슬픔이 많지만 항상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자 했다.
권오성(샘 역) : 개 역할의 경우에는, 실제로 집에서 강아지를 오래 키우고 있다.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개가 굉장히 사람 같다는 점이다. 개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교감을 하는 듯하다. 그러한 교감을 생각하며 디테일을 살리는 연기를 하고자 하였다. 또 개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존재를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하고자 했다. 연출가와도 많은 대화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많은 모니터를 부탁하며, 섬세하게 연기하고자 했다.
-배우들의 노래가 각 신마다 어울리는 감정선에 맞게 잘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신에 맞게 감정이입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조연진(박하 역): 노래들이 상황에 맞게 잘 작사, 작곡됐다고 생각한다. 또 대본의 흐름이 몰입을 잘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서, 배우들의 경우에도 편하게 연극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지나간 사랑에 대한 미련이 앞으로 다가올 인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조연진(박하 역): 새로운 사람에게 굉장한 상처를 준다. 지나간 사람에 대한 미련 때문에, 첫사랑의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요한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관객들에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을 하나 꼽자면?
정혜인(유나 역) : 극 초반부 '우리에게 가끔씩 잊혀지지 않는 사랑이 있다'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를 부르는 신이 메시지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권오성(샘 역) : 샘이 주인에게 버림을 받고 느끼는 슬픔을 노래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은 몇 번을 봐도 눈물이 나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김수민(요한 역) : 마지막에 박하가 혼자 남겨지는 신이 있다. 지나간 사랑과 새로운 사랑의 중간에서 노래를 하는 장면인데, 극상에서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는 장면이다. 또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신이라서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조연진(박하 역) : 지후가 “우리가 사랑했던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다 잊자”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사랑 이라는 게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것인데, 가끔씩은 단순하게 생각하며 사랑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김낙연(지후 역) : 요한이라는 캐릭터가 박하와의 갈등 후 에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요한이 상처를 받았음에도 박하를 잊지 못하면서 부르는 노래인데, 가슴 아프기도 하면서 요한의 순수한 사랑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유심히 보는 장면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를 관람할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수민(요한 역) : <사랑은 비를 타고>가 사실 오래된 작품인데, 이번에 초연처럼 새롭게 각색해 선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의 공연으로 즐길 수 있다. 배우들의 노래도 연기도 출중하니 거리낌 없이 보러온다면 좋을 것 같다. 연극과 함께 후회 없이 힐링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에 연극<사랑을 비를 타고>를 알거나 관람한 관객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말처럼 이번<사랑은 비를 타고>는 새로운 스토리와 노래, 배우들의 연기로 가득 차 있다. 그렇기에 색다른 연극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해 보인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거나, 떠났거나, 앞으로 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과거와 현재를 어우르는 본인의 사랑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많은 관객들이 연극 <사랑은 비를 타고>와 함께 더욱 성숙한 사랑의 모습을 얻어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