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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발단은 정부 교육정책의 ‘싱크탱크’인 한국교육개발원이 외국어고의 학교교육 효과가 부실하고, 특목고 제도 도입 당시 내세운 수월성 교육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등 ‘입시목적고’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외국어고교를 특목고가 아닌 특성화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이후 전개됐다.
이에 교육부는 시ㆍ도교육감 회의에서 향후 특목고 신설 불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내달 중 확정할 특목고 제도 개선 대책을 통해 설립 목적과 달리 운영하는 특목고의 인가를 취소하는 강경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전국 29개 외국어고 교장들은 긴급 총회를 열고 “외고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준수하며, 사교육의 목적도 대입이지 외고 입학이 아니다”라며 “외고가 대입 교육에 치중해 사교육의 주범으로 몰리는 것은 부당하다”라면서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참교육학부모회는 “외고 교장들이 특목고로 비롯된 사교육 부담 가중, 교육 양극화 심화 같은 교육 문제 전반을 보지 않고 ‘외고만의 책임이냐’는 식으로 지엽적으로 접근한다”고 비판했으며 전교조도 “외고 교장들이 성적표 부풀리기 등 편법·파행 운영에 책임 전가와 적반하장으로 일관한다”고 비난했다.
특목고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목고는 그동안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특목고 진학 열풍이 수도권 중상층 학부모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서민층 가정에서의 특목고 진학률이 중상층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목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수준 높은 교육을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대학입시에 유리하기 때문인지 유심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인재들을 조기교육 시킨다는 측면이라면 특목고는 더욱 권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특목고가 대학진학의 편법으로 전략했다면 특목고에 대한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그러한 검토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히 ‘특목고죽이기’ 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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