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과 태풍
거짓말과 태풍
  • 독서신문
  • 승인 2007.09.28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 독서신문

 
조용하고 한가한 날이 있었을까.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신정아 리스트’는 우리를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 거짓말과 가짜의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그저 공허함만이 남아있다. 거짓말에 대해 에코는 “거짓말 이론”을 제안하였다. 만약 무엇인가가 거짓말을 하기 위해 사용될 수 없다면, 진실을 말하기 위해 사용될 수도 없다.’고  1975년에 출판된 이론서 ??일반 기호학 논고??에서 말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다소 도발적이며 역설적이다. 그러나 거짓말이 의도적으로 속이거나 기만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무지나 오류에 의해 생겨난 순진한 거짓이 있으며, 작가와 독자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경우들도 있다. 픽션의 세계, 꾸며낸 이야기를 다루는 문학 작품이 대표적인 예이다. 허구로 이루어진 소설을‘객주’작가 김주영은 최근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신정아 아버지가 초등학교 후배인데, 그 촌에서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여자가 나오다니 대단하다”며 “거짓말은 나 같은 소설가가 누리는 특권인데 어디서 함부로 거짓말을 하느냐”하면서 정의했다고 한다.

  거짓말 태풍은 마음에 상처를 주고 사라지지만 자연의 태풍은 육신과 정신을 파괴, 황폐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 해역 수온상승으로 태풍 위력 점점 더 강해져 “20∼30년내 ‘슈퍼태풍’ 발생빈도 증가 예상”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맞먹는‘슈퍼태풍’이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에도 내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진은 태풍의 눈을 보여주고 있다.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시속 280㎞의 강풍과 1천㎜ 의 폭우를 동반, 2천∼3천 명이 사망 및 실종되고 3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재산피해를 냈다. ‘카트리나’가 강력한 세력으로 변한 것은 해수온도가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카트리나’는 발생 초기에는 작은 규모였으나 고수온의 멕시코만을 통과하면서 ‘슈퍼태풍(super typhoon)’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카트리나’와 맞먹는‘슈퍼태풍’이  한반도에도 내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한반도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올 여름 극장가를 달군 “‘디워’개봉과 함께 ‘디 워’ 100분 토론 …oo의 적 ‘후폭풍’”이라는 제목에서도 폭풍이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다. “‘드래곤 워(dragon war) ’‘디지털 워(digital war)’를 의미하는 ‘디 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며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mbc 손석희의 ‘100분토론’이 방송 후에도 계속 네티즌들의 관심을 이어가며, 인신공격 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보도에서 인신공격의 현주소를 볼 수 있다. 보다 못한 한겨레는 “‘디 워 논란’, 위험수위 넘었다”는 사설에서 “영화 ‘디 워’에 대한 논란이 정도를 벗어났다. 건강한 비평과 반비평은 사라지고 욕설과 비방만 난무한다.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인간적 모욕을 동반한 융단폭격이 가해진다. 그러나 논란은 언제나 있었다. 아무리 뜨겁다고 터부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디 워 논란’은 이전과 양상이 다르다. 일과성이 아니라 한국영화의 기반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짧지 않은 삶속에서 많은 폭풍과 맞닥뜨리게 된다.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하면서 4단으로 우리에게 지혜를 주고 있다. 측은(惻隱 가엾고 불쌍이 여기는 마음. - 인仁), 수오(羞惡 자기의 결점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나쁜 점을 미워하는 마음 - 의義.), 사양(辭讓 겸손하게 사양하는 마음 - 예禮), 시비(是非 잘잘못. 옳음과 그름을 부별할 줄 아는 마음. - 지智 )이 그 것이다. 언어의 폭력으로부터 휘몰아 오는 폭풍, 인터넷 댓글에서 오는 인신공격의 태풍, 기만과 거짓말의 태풍 등...... 우리가 극복해야할 슈퍼태풍이 언제 닥쳐올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김혜수(일러스트) 作, 『자연』은 우리가 이 지구를 생각하지 않으면 평화롭던 전경인 찻잔과 양식창고가 파괴됨을 나타내고 있다.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우주의 보석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내 마음에 내 영혼에 간직하고 있는 보석이 파괴되지 않도록 측은(惻隱), 수오(羞惡), 사양(辭讓), 시비(是非)에 밝은 불을 붙여 잘 보존해야 하겠다. 비록 에코가 ‘무엇인가가 거짓말을 하기 위해 사용될 수 없다면, 진실을 말하기 위해 사용될 수도 없다.’라고 했지만 진리는 영원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읽고 생각하는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