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게 아껴온 전하지 못한 한마디, 연극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
소중하게 아껴온 전하지 못한 한마디, 연극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
  • 문선비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2.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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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 포스터. [사진 제공=씨즈온]

[독서신문 문선비 객원문화기자] '사랑해' 이 한마디는 그 어떤 말보다 간단하지만 또 무엇보다 어려운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과연 사랑한다는 말은 몇 번이나 했는지 되돌아보자. 벌써 꽤 오랜 시간동안 하지 못한 말이 아닐까.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이라는 제목에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게 된다. 도대체 그들이 하지 못한 말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하지 못한 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주인공인 '시은'과 남주인공인 '인호'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은은 '사랑해'라는 말을 인호에게 해주지 않는다. 인호는 시은에게 '사랑해'란 말을 늘 듣고 싶어 하지만 시은은 그건 자신에게 너무 힘든 일이라며 해주질 않는다. 사랑해, 이 말이 꼭 듣고 싶다는 남자와 사랑해, 그 말이 너무 힘들다는 여자. 그러던 중 그들은 불의의 사고를 겪고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 없는 7년의 시간이 흐르게 된다.

사랑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와 연극은 많다. 그리고 사고, 기억상실 등의 소재들은 러브스토리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것들이다. 2009년 공연됐던 <너만 사랑할 수 있어>라든가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누구세요?> 역시 사고와 기억상실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한 로맨스 연극이다. 연극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도 사고와 기억상실을 이용해 스토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이다. 대사나 서로의 대한 사랑을 완성시키려는 과정 또한 어디서 본 듯 익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 연극이 다른 로맨스 연극과 차별화될 수 있는 점은 바로 '사랑해'라는 말에 대한 연인들의 의견 차이를 다뤘다는 점이다. 모두가 하는 사랑, 그리고 ‘사랑해’라는 특별한 말이 극의 가운데에 놓이며 이 연극은 조금 더 관객들의 몰입과 공감을 자아낸다.

'사랑해'라는 말을 꼭 해야 사랑이 전해지는 걸까? 앤디 앤드루스의 책 『오렌지 비치』에선 사랑을 표현하고 느끼는 것에는 다음 4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행동, 시간, 접촉 그리고 말이다. 즉 '사랑해'라는 말 없이 완벽한 사랑의 표현과 감동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사랑이 아닌 것일까. 왜 나의 연인은 자꾸 말로써 사랑을 확인하려 할까. 많은 연인들이 고민하는 사랑과 표현 사이의 의견 차이를 이 연극은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실과 다른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늘 느끼는 감정과 고민을 섬세하지만 어렵지 않게 다룬 점은 이 연극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배우들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와 중간 중간 터지는 웃음 포인트들은 관객들의 몰입에 한 몫 톡톡히 한다.

다들 ‘하지 못한 말’에 대한 후회를 적어도 한두 가지쯤은 안고 살아간다. 그 대상이 연인이건 혹은 가족, 친구이건 간에 말이다. 아끼고 아껴두다 결국 말 하지 못한 극중 주인공들을 보며 관객들은 함께 울고 슬퍼한다. 이렇듯 사랑과 그 표현에 대한 미련은 많은 커플 관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객 모두에게 큰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

2월엔 ‘발렌타인데이’가 있었고 다음 달엔 ‘화이트데이’가 있다. 또 곧 봄이 오고 길가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며 연인들의 설레는 감정에 기름을 부을 것이다. 다정한 연인들의 계절에 눈길을 끄는 로맨스 연극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많은 로맨스 연극 중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을 통해 서로에게 하지 못한 말을 돌아보며 자신의 짝과 ‘사랑해’의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한번 용기 내어 꺼내 보자.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더 이상 아껴두지 말자. 이 작고 사소한 표현이 상대의 마음에 얼마나 큰 감동이 될지, 연극 <7년 동안 하지 못한 말>을 통해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로 바꿔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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