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편지-공부열광 _ <10> 유머도 공부다
아빠의 편지-공부열광 _ <10> 유머도 공부다
  • 독서신문
  • 승인 2013.03.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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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유머 한 토막이다.
대화가 부족한 가족이 있었다. 특히 아버지와 사춘기 아들은 대화가 단절돼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평소 말을 하지 않던 아버지는 막막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버지는 일단 아들을 거실로 불렀다. 아버지는 잠시 속으로 연습하더니 말했다. "으으음~, 너 반에서 몇 등이냐?"

또 하나의 유머다.
아들:엄마 물 좀 줘요. 엄마:물은 셀프(self)다. 아들:물은 워터(water)예요.
 
많은 사람은 유머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자기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유머를 말하면 주위 반응이 썰렁한 경우가 많다. 유머도 어느 정도 선천적인 끼가 있어야 잘한다. 개그우먼 출신의 진행자 장미화씨를 만났을 때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 연예인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 연예인은 선천적인 음치에다 박치였다. 그런데 한 곡은 자신 있게 부른다는 것이다. 그 연예인은 10년 동안 한 곡을 연습해서 자기 것으로 소화했다. 그래서인지 회식 자리에서도 주저함이 없이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또 다른 유명 연예인의 어머니 이야기도 들었다. 대화 때 누군가 코믹하게 말하면 그 어머니는 참지 못하고 "하하하"를 하다가 금세 표정을 바꾼단다. 톱스타의 어머니여서, 고고한 척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인지 양 손을 입에 대고 입을 다물며 "으으으읍읍읍"하고 웃는단다.

장미화씨로부터 예전에 들었던 미달이 유머가 생각난다. 유치원 아이들이 아빠를 자랑하는 시간이었다. 한 아이가 말했다. "우리 아빠는요. 아는 게 엄청 많아요. 박사예요. 모르는 게 없어요!" 다른 아이도 질세라 말했다. "우리 아빠는요, 돈을 엄청 벌어요. 안 사주는 게 없어요. 너무 좋아요!" 또 한 아이가 이야기했다. "우리 아빠는요, 엄청 자상해요. 매일 놀아 주세요." 그런데 미달이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유치원 선생님은 다소 걱정돼 물었다. "미달아. 너희 아빠는?" 이 때 미달이는 눈 길을 창밖으로 돌리며 어깨를 축 늘어뜨린 뒤 말했다. "~허휴~, 사람은 좋아요."
 
삶을 살지게 하는 게 유머다.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은 인기가 많다. 사람들이 기억한다. 그래서 사회 리더는 유머감각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 장민화씨는 유머를 잘하는 조건으로 연기를 하라고 말한다. "상황을 연상하면서 팔과 손의 제스처, 시선, 목소리톤 등을 그대로 하면 웃음이 터집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하면 감흥이 떨어지니까 자신의 것으로 각색할 것도 주문했다.

유머는 들을수록 감흥이 반감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이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노래는 들을수록 감흥이 증감된다.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가끔 TV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얼마 전 일요일 밤 9시 넘어 <개그콘서트>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을 보았다. 깔깔깔거리고 맘껏 웃는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넘쳤다.
개그 프로그램은 온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도 있다. 부모와 자식간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크게 어렵지 않다. 웃다보면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도 넓혀진다. 가족이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가장 손쉬운 소통이라면 비약일까.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청소년들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 TV에서 본 개그를 흉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저 보는 것을 넘어 재미있게 친구들에게 말해보자. 그러면 재미있고 흥겨운 사람이 되고, 친구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재미있는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몰리게 돼 있다. 또 유머감각을 지니면 어려움도 잘 넘길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유머감각이 다른 사람보다 대체적으로 뛰어나다.
 

글쓴이 이상주는?
역사작가이고 조선왕실 전례위원이다. 북(BOOK) 칼럼니스트로 각종 글쓰기, 책쓰기 지도를 한다. '이상주글쓰기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10대가 아프다』,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왕의 영혼, 조선의 비밀을 말하다』 등이 있다. http://www.이상주글쓰기연구소.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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