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출판 성공신화 사이출판사
1인출판 성공신화 사이출판사
  • 관리자
  • 승인 2005.11.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이출판사 권선희 대표

 최근 출판계의 경향중 하나는 대형출판사의 등장과 함께 소형출판사의 위기이다. 자본의 거대화로 다품종소량생산의 기본원리에 충실하는 소형출판사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출판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소형출판사들의 자리를 급속히 채워가며 새롭게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것은 바로 1인 출판사다. 1인 출판사는 창업자 한 사람이 기획 편집 경영 영업을 맡고 디자인 조판 배본은 바깥의 힘을 빌린다.

 디지털화로 책 만드는 과정이 쉬워져 제작비가 예전보다 1/3수준으로 줄었고 인터넷 서점과 서점 유통 보관 전문 업체의 등장도 바로 이 같은 1인 출판사의 등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1인 출판사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과 함께 장인정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생태와 환경, ‘르네상스’는 건축과 인문, ‘용오름’은 경제 경영, ‘산처럼’은 역사와 인문 등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1인 출판사중 ‘프로메테우스’라는 출판사가 한때 출판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출판사에서 지난 2000년 첫 책으로 펴낸 『창가의 토토』가 35만 부나 팔려 나간 것이다. 하지만 1인 출판사가 성공신화를 일구기는 쉽지 않다.

 베스트셀러는 질적 양적인 요소를 가져야한다. 질적 요소가 책의 내용이라면 양적요소는 바로 판매망 즉, 유통이다. 하지만 1인 출판사의 경우 이 모두를 잘 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로마 명장 카이사르의 대표작 『갈리아 전쟁기』를 펴낸 사이출판사도 바로 1인 출판사이다. 지금은 출판계의 대표적인 업체들이 파주 출판단지로 옮겨갔지만 한때 출판의 메카로 불리는 홍대역 근처에 조그마케 보금자리를 튼 사이출판사.

 

‘주사위는 던져졌다’의 주인공 카이사르
 사이출판사 권선희대표(36)도 장인정신을 가지고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강조한다. 그는 국내 대표적 출판사중 하나인 민음사 계열의 황금가지라는 출판사에서 잔뼈가 굵은 출판인이다. 250만부 이상이 팔려나간 베스트셀러『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는 그가 황금가지에 근무했을 때 기획한 작품으로 실력파이기도 한 권대표.


 

 그런 그가 8년간 근무한 출판사를 과감히 뛰쳐나와 첫 작품으로 펴낸 『갈리아 전쟁기』는 불과 한 달 만에 4천부이상이 팔려나갔다 한다. 현 출판시장, 특히 인문학시장이 극심한 불황인 상황에서 신생출판사, 더구나 1인 출판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다.

 기원전 100년 7월 12일에 태어나 7월을 의미하는 영어 가 그의 이름 <율리우스 julius>에서 유래된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등의 말을 남기며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기원전 58년부터 기원전 51년까지 8년 동안 지금의 서유럽에 해당하는 갈리아 지역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당시의 전투 상황과 정복과정을 매년 한 권씩 기록하여 전쟁이 끝날 즈음인 기원전 51년 초에 로마에서 출간한 책이 바로 『갈리아 전쟁기』이다.

 『갈리아 전쟁기』는 15년 전인 지난 90년 범우사에서 발간된 적이 있는 작품이다. 이번 사이출판서에서 펴낸 『갈리아 전쟁기』는 9세기부터 12세기 사이에 발행된 6권의 라틴어 원본을 비교하면서 영어로 번역한 h. j.에드워즈의 <라틴어-영어 판본>인 『caesar: the gallic war』를 주 텍스트로 삼았으며 번역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라틴어 원본인 『commemtarii de bello gallio』와 최근 20년 동안 출간된 영문판 4종을 함께 비교하며 번역한 것이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 ‘최선을 다한다!
 ‘사이’의 권 대표는 첫 책을 펴내면서 “보통의 서너 배 기간인 반년 동안 지겹도록 가다듬었다”고 밝혀 그동안의 힘든 과정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1인 출판사가 과거보다는 주변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편집, 디자인, 영업 등 전부 아웃소싱이 가능하고 직거래도 10여 군데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카이사르가 『로마인이야기』(한길사)란 책을 통해 세간에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깔끔한 디자인, 수려한 편집, 충실한 내용 등 작품의 완성도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그만큼 좋은 책을 만들 여건이 좋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발간 한 달 만에 4천부라는 판매실적을 올린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이와 관련 권대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터넷서점의 영향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갈리아 전쟁기』가 주로 3~40대 남성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을 통해서는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온라인 서점을 통해 대부분 팔렸다는 것이다. 결국 전에처럼 발품을 팔고 뛰어다니지 않아도 기획만 잘하고 내용에 충실하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와 독자 사이’라는 뜻에서 ‘사이’란 이름을 회사명으로 정했다는 권대표는 『갈리아 전쟁기』 후속편으로 원로원의 최종 경고를 무시하고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일어나게 되는 로마의 내전 상황을 기록한 카이사르의 두 번째 책인 『내전기』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 한다.

 카이사르의 말처럼 출판시장에 와서 4천부의 판매를 보았으며 이제는 출판계의 열악한 환경과 싸워 이겨 우뚝 설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이미 던져진 주사위라면 그는 결과에 만족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한다는 각오다.

독서신문 1388호 [2005.08.28]                                   김경배 기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