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6년(효종 7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뒤 지평(持平), 장령(掌令), 정언(正言), 사간(司諫) 등을 지냈다. 무장(茂長)·함양(咸陽)·한산(韓山) 등의 수령으로 있을 때 선정을 베풀어 지역민들의 칭송이 높았다. 말년에 정국이 당파싸움에 휩싸이자 벼슬을 내놓고 안동에 내려가 칩거했다. 저서는 『영가지족당가훈(永嘉知足堂家訓)』이 있다.
그는 가훈의 「학업」 편에서 공부의 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공부의 순서를 말했다. 먼저 인간성을 살리는 덕을 쌓는 공부를 한 뒤, 경서와 역사를 읽는 문예의 공부를 주장했다.
인간성 수양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고, 정성과 공경을 다하면 이룰수 있다. 어린이는 반드시 먼저 모범적인 삶을 산 옛사람의 길을 알려주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다음에 몸을 닦는 공부를 하면 가히 사람답게 된다.
아이들의 공부 순서는 먼저 역사를 배우고, 소년들을 교화시키고 학습시키는 교재인 초보교육서 『소학』을 읽히도록 했다. 『대학』에 대응되는 『소학』은 봉건제 사회에서의 개인 도덕의 수양서로 특출난 것이다. 이어 가정의 관혼상제 등 예의에 관한 가례를 익히는 순서를 정했다.
소학 및 가례는 비롯 무사라고 하더라도 공부해야 한다.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역사와 경서를 가르치고 다음에 유명 문장가의 글을 읽게 한다. 그 내용을 모두 통달해 옛 사람이 대처한 좋고 나쁨의 방법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공부중에서 점치는 복술은 피해야 한다. 친척인 정종주는 복술로 이름을 세상에 떨쳤으나 불행하게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이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물론 조상의 음덕으로 과거를 보지 않고 벼슬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으로 과거를 통해 벼슬한 이에 비해 인지도가 미치지 못한다. 공부를 한다고 다 과거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힘써 공부하면 자신을 이롭게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학문과 바른 행동에서 모범을 삼을 분이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이이 등이다.
권양은 과거시험을 볼 때 조심할 점도 말했다. 수험생은 시험관에게 잘 봐달라고 하면 안된다고 했다. 커닝에 대해서는 더더욱 손을 내저었다. 또한 다른 이에게 시험장에서 글을 지어주는 것도 금지시켰다. 이것도 부정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에 합격하면 거들먹거리지 말고 한결같이 겸손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시험관이 되었을 때의 자세도 분명히 했다. 시험관이 개인적인 감정에 얽매이면 나라의 공정성이 무너지고, 개인도 화를 당할 수 있음을 적시했다. 또 시험관이 학문이 높지 않고, 인간적인 지혜와 덕이 미치지 못하면 시험관을 사양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 이상주(『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유머가 통한다』 저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