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_ <4> 우암 송시열의 독서수행
조선 명문가의 독서교육_ <4> 우암 송시열의 독서수행
  • 독서신문
  • 승인 2010.12.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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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가 없어도 독서에만 전념하며 세상 일을 말하지 않았다. 때론 하루종일 눈을 감고 명상을 하였다.”
 
 - 병자호란 직후 황간 은둔 시절
 
“회덕과 연산 사이의 1백리 길을 책과 도시락을 챙겨 공부하러 다녔다.”
 
 - 사계 김장생 문하생 시절
 
[독서신문] 888권인 조선왕조실록에 3000번 이상 등장하는 송시열.

그는 50여년 동안 조정으로부터 109차례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부름에 응한 것은 불과 26회로 실제 벼슬생활은 10년 남짓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난 인물’ 임에는 분명하다.

‘난 인물’인 그의 독서관은 후학이나 동료들의 글에 비친다.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그는 여덟 살에 친척인 송이창으로부터 글을 배웠다. 25세에는 당대의 석학인 사계 김장생의 문하생이 됐고, 1년 뒤 사계가 세상을 뜨자 그의 아들 신독재 김 집을 스승으로 모셨다. 아버지로부터 다 배우지 못한 것을 아들에게서 얻으려고 한 것이다.
 
사계 김장생은 율곡 이이의 수제자로 예학(禮學)의 일인자이다. 송시열은 이로써 율곡의 학통을 이어받게 됐다. 그의 집인 회덕에서 스승이 머무는 연산까지는 1백리다. 송시열은 매일처럼 책과 도시락을 들고 이 길을 오갔다.

이무렵 독서하는 그의 자세는 도를 닦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20대에는 스승으로부터 학문을 전수받기 위해 1백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걷거나 나귀를 타고 다녔고, 병자호란 직후 혼란기에는 부강한 나라 건설과 북벌을 위한 방법에 몰두하는 방편으로 독서와 명상을 수행했다.

황간에 은둔하던 시절에 그를 묘사한 글에는 ‘끼니가 없어도 독서에만 전념하였고, 세상일을 말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눈을 감고 깊은 명상에 잠기곤 했다’는 표현이 있다.

독서와 명상으로 학문을 연마하며 세상을 계도할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 이런 그를 보고 친척으로 대학자였던 동춘당 송준길은 “황간땅에 큰 선생이 있다”며 학문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정치가로서, 또 학자로서 1인자가 된 송시열이 자손들에게 말한 계자손훈이 우암문집에 전한다.

그는 처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 매듭을 잘 지으라는 것이다. 계처가(戒處家)에서 교자초생(敎子初生)을 말했다. 자식을 교육할 때는 처음 시작에 신경쓰고, 아내는 처음 시집왔을 때 집안 분위기를 잘 익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또 당시인들에게 가장 큰 일이었던 제사에 대해 언급했다. 다른 형제에게 맡기려고 하지 말고 즐겁게 모시라는 것이다.

대인관계에 대해서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타이르고, 중하게 벌하지는 말라고 했다. 또 징계를 할 때는 “임금께서 너를 가상히 여겨 수위가 낮아졌을 말하라”고 설명했다.

공무원으로서의 자세와 여자를 경계할 것도 당부한 송시열은 계자손으로 독서수행 성심봉선(讀書修行 誠心奉先)을 말했다.

정신을 맑게 하고 삶의 지침이 되는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올바른 행실을 닦고 마음을 참되게 해 조상을 받들라는 뜻이다.

 / 이상주 (『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유머가 통한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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