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vs영화 - 『코렐라인 : 비밀의 문』
소설vs영화 - 『코렐라인 : 비밀의 문』
  • 독서신문
  • 승인 2009.06.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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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악몽> 감독의 환상적 영상
원작의 단순함 영상으로 커버, 엉성한 스토리 아쉬워
 
 
▲ 영화 <코렐라인:비밀의 문> (좌) / 소설 『코랄린(coraline)』표지 (우)     © 독서신문

화려한 색감과 환상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는 3d 스톱모션의 애니메이션이 관객을 찾아왔다.
 
이 영화는 공포시리즈인 <샌드맨>으로 만화작품으로는 최초로 세계 환상문학상(단편 부문)을 수상한 닐 게이먼이 쓴 최초의 어린이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코랄린이라고 이름 붙여진 원작은 어린이를 위한 공포판타지로 책 전체적으로 미스터리하고 강렬한 보랏빛 이미지의 그림책이다. 영화보다 더 음침하고 기괴한 느낌을 주는 짧막한 그림들이 영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한다. 원작은 생각보다 삽화가 적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을 중심으로 읽게 되는데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적잖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영화를 보지 않은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라면 책을 바탕으로 장면 장면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따랐다. 다만 몇몇 등장인물과 소재에는 변화가 있지만 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리스마스 악몽>의 감독 헨리 셀릭이 만든 이 영화는 엽기적이고 비정상적인 모습의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코렐라인 가족을 제외하고는 강력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그 중심에는 코렐라인이 만나는 새로운 세계의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검정색 단추눈을 가지고 있고 현실세계 등장인물보다 훨씬 더 말랐고, 음침하며 어둡다. 금방이라도 기괴한 모습을 하고 화면을 뚫고 나올 듯한 모습에 어른도 색다른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 전반부 현실세계는 지루한 감이 있다. 영화관을 찾은 꼬마 관객들은 초반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산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만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캐릭터들의 특징이 3d 스톱모션의 표현 효과와 적절히 어우러져 화면에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주인공이 일명 ‘다른 엄마’와 대투쟁을 하는 장면에서 분노를 참지 못한 ‘다른 엄마’의 모습과 목소리가 점점 본래의 모습대로 흉측하게 변하고, 수많은 바늘을 이어 만든 듯한 손가락이 주인공을 위협할 때는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주인공을 끝까지 따라오는 바늘 손과 끝없이 이어지는 입체적인 거미줄 장명이 영화의 환상적인 영상미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렇게 원작을 읽을 때의 단순함과 지루함은 환상적인 영상으로 커버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엉성하다. 개성은 넘치지만 한정된 캐릭터들의 연속적인 등장으로 영화는 똑같은 장면을 두 번씩 보는 느낌이고, 너무나 쉽게 악당을 물리치는 주인공의 모습에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임을 간과할 수 없기에 자녀를 둔 부모라면 색다른 느낌의 애니메이션 세계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강인해 기자> toward2030@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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