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마음을 치료하다
독서, 마음을 치료하다
  • 관리자
  • 승인 2006.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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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치료 장면


우리나라에서 90년대 초부터 각광받기 시작한 독서치료는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처럼 처음에는 심리치료의 보조수단으로 쓰였지만, 이제는 하나의 독립된 치료 영역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요즘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공도서관과 사회복지관이 점점 늘어나면서 독서치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래서 독서치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독서치료란?

독서치료(bibliotherapy)란 말의 어원은 ‘biblion(책, 문학)’과 ‘therapeia(도움이 되다, 의학적으로 돕다, 병을 고쳐주다)’라는 그리스어의 두 단어에서 유래됐다. 문학이 치료적인 특성을 가졌다는 기본 가정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독서치료는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정서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참여자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매개로하여 치료자와 일대일이나 집단으로 토론, 글쓰기, 그림 그리기, 역할극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의 적응과 성장 및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는 것을 뜻한다.
 
다양한 문학작품들에는 인쇄된 글(그림책, 동화, 시, 소설, 신문기사 등), 영화나 비디오 같은 시청각자료, 자신의 일기 등 글쓰기 작품들이 모두 포함된다.


독서치료의 다섯 가지 흐름

독서치료의 삼대 요소는 상담자, 내담자, 텍스트(문학작품)인데 이 세 가지 요소들 중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 또 독서행위에서 읽기, 생각하기, 표현하기 중 어떤 점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다섯 가지 흐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정보제공형 독서치료로서 텍스트와 내담자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유형이 있다. 독서치료의 역사를 보면 초기에 병원 도서관 사서들이 매우 활발하게 이 분야를 연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사서들은 독서가 환자들의 치료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고 책과 환자가 좀 더 효과적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특정문제에 적절한 책들을 목록으로 만들었고, 치료적 질문이 실린 매뉴얼을 다수 생산했다. 정보제공형 독서치료는 문헌정보를 전공한 자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촉진적 관계를 강조하는 유형도 있다. 이 유형은 독서치료의 텍스트는 내담자와 상담자의 촉진적 상담관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가정한다. 상담자의 역할은 책과 내담자의 치료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개입하는 것이므로, 책의 선정과 상담의 진행 등 전 과정에서 상담자의 전문적인 리더십이 강조된다.
 
시치료(poetry therapy)는 문학작품 자체를 강조하는 유형으로, 시가 가진 독특한 치료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다. 시에는 이미지, 리듬, 운율 등의 요소들이 있는데 이는 인간의 무의식에 들어가는 문과 같아서 프로이드가 말하는 꿈의 기능과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문학에서 시 창작은 심미성을 강조하지만, 시치료에서는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본래 사람은 시적이어서 누구든지 자신만의 시어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시 창작 과정을 통해서 감정적인 카타르시스가 일어나고 문제를 객관화 시킬 수 있다.
 자기조력적 독서치료 유형도 있다. 이론적으로 독서치료는 책과 독자의 자발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가능하다. 따라서 반드시 상담자의 개입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 행위를 입력(읽기/듣기), 생각하기, 표현하기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때 표현을 강조하는 독서치료로서 ‘글쓰기 치료’가 있다. 미국에서는 저널 치료(journal therapy)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성인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독서치료의 원리는 적절한 자료를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순환과정을 통해서 생각이 자라게 하는 것이다. 독서치료의 다른 유형에서도 독후활동으로 다양한 형태의 표현을 장려하지만, 특히 글쓰기 치료에서는 내담자의 관심과 발달 수준에 따라 표현활동 양식을 주의 깊게 선택해야 한다.
 

▲ 1. 독서치료장면 2. 체험행사 3. 독서치료활동중인 아이들 4. 활동물



독서치료사가 되려면?

독서치료사는 독서치료 참여자의 문제를 진단하고 문제에 맞는 자료를 선정하여, 자료를 매개로 참여자와 여러 가지 방법의 상호작용을 통해 참여자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독서치료사는 참여자의 발달적 문제와 양심적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능력,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지식, 실제 개입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현재 독서치료에 관한 교육은 한국독서치료학회 및 대학교 부설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독서치료학회에서는 독서치료전문가과정을 15주 과정으로 개설하고 있고, 연세대학교, 충남대학교, 광주대학교,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동아대학교, 신라대학교의 사회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 심화과정과 독서치료사과정을 개설하고 있으며,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독서치료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한국 심성교육개발원과 교원연수원은 초*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연수기관으로써 일반인들도 수강할 수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강이 가능하다.
 
정규학위과정으로는 경북대학교 대학원 문학치료학과와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 독서치료분야의 석, 박사 과정이 있다.
 
현재 독서치료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은 독서치료학회, 심성교육개발원, 독서치료사 과정이 개설된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이 있다.


마음을 달래주는 책

독서치료를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치료되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다고 하니 역시 독서의 힘은 대단하다. 독서치료에 대한 관심이 독서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장되길 기대해본다.


송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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