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교실]이름 지어 무료로 드리지요
[우리말 교실]이름 지어 무료로 드리지요
  • 김우영
  • 승인 2009.03.21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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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칼, 청바지에 키타를 어깨에 둘러매고 전국을 휘젖고 다니던 푸른디 푸르디 푸른 젊은 날. 서울 종로 주막거리에서 자주 만나 뜨겁게 사귀던 그녀 ㅅ와 새끼 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다.
 
“우리 결혼하여 딸애를 낳으면 ‘귀우리’라고 이름을 짓자, 그리고 운수대통하여 아들을 낳으면 ‘해가’라고 짓자, 자기 알았지 응?”
 
여기서 해가는 하늘의 ‘해‘인데 하는데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우주의 조화를 뜻한다. 그녀 s는 무명의 청년작가랑 살면 평생 가난의 시름에 젖을 거라며 나를 버리고 돈 많은 남자랑 시집을 가버렸다.
 
그 후 바람결에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정말 딸애를 낳고 ’귀우리‘라고 이름을 지었단다. 남편의 사업은 부도를 맞아 현재 어느 시골읍에서 작은가계를 한다나?
 
젊은 날 나를 버리고 간 그녀의 애명(愛名)은 ’는개(안개보다 좀 굵은 비/연우/(煙雨)-안개처럼 뿌옇게 내리는 가는 비)였다. 유난히 속눈썹이 길어 애수에 젖듯 는개비에 젖은 눈썹으로 내게로 살며시 기대어 오던 그녀 ㅅ.
 
언제부터인가 주변의 지인들한테 이름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곤한다. 수원골에 최글이, 서울 장안의 이글내, 서천골 박산벗, 장항의 강노을, 빛고을의 이두레, 부산 해운대의 강물퍼, 달구벌 갯고랑처사, 전주골 이고선사(구름을 머리에 이고), 추풍령에 박고개, 온양온천에 물그늘, 한밭벌에 별그늘, 늘풀든, 늘손지, 리시갈(시의 밭갈이), 이부름(성악가), 김달림(마라토너), 고운소리(대금연주자),고요소리(시낭송가),지킴이(봉사자), 이참살(웰빙), 펼침이(활동가), 어진시인 등이다.
 
/ 김우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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