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좌충우돌 일상을 그린 동화집
표제작인「힘을, 보여주마」를 포함하여 일곱 편의 단편들을 묶은 동화집이다. 친구, 사촌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표제작「힘을, 보여주마」는 초등학교 5학년생인 동선이와 장애를 가진 차석이의 이야기다. 동선이와 차석이는 윗집 아랫집에 살면서 함께 자란 오랜 친구다. 차석이는 어렸을 때 심한 열병을 앓아서 다리가 불편하지만, 동석이는 그런 차석이를 놀리기도 하고, 싸움도 하면서 스스럼없이 대했다. 동선이에게 차석이의 불편한 다리는 함께 노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동선이는 친구들의 구박과 놀림에 괴로워하는 차석이의 모습을 보고부터 더 이상 예전처럼 장난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동안 차석이를 놀렸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한다. 혹시 차석이가 자신의 놀림 때문에 상처받지는 않았을지, 그때의 상처를 아직까지도 가슴에 품고 있는 건 아닐지 걱정하게 된다.
그런데 차석이는 오히려 자신을 예전처럼 대하지 않는 동선이에게 서운해 하고 있었다. 차석이는 동선이가 자신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동정하기보다는 예전처럼 허물없이 대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두 사람이 오해를 풀고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 맨날 차석이를 괴롭히는 의한이 일당이 나타난다. 동선이는 자신의 친구를 괴롭히는 의한이 일당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다. 그렇다고 똑같이 폭력으로 대항하지 않고, 자존심과 오기로 버텨낸다. 그러자 의한이 일당은 도망을 가고, 뒤에서 지켜보던 차석이는 환하게 웃음 짓는다.
이외에도 이종사촌간인 하영이와 새롬이의 미묘한 갈등을 그린「지독하게 운이 좋은 아이」, 집단 따돌림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다복이가 왔다」, 학급 문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아이들의 갈등을 그린「학급문고 책 도둑사건」등 현실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아이들 세계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박관희 지음/ 변영미 그림/ 창비/ 176쪽/ 8,500원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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