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작전
[영화속으로]작전
  • 독서신문
  • 승인 2009.02.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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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쫓는 인간의 비열한 욕망 그려
박용하 좋은 연기 펼쳐... 김민정 캐릭터 표현 아쉬워
▲     ©독서신문
 
2007년 주가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주식을 모르던 사람들도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은행이자의 몇 배, 원금의 몇 배의 수익률을 올리는 주식을 보면서 전 국민은 재태크의 수단으로 주식시장을 주목했고 그 열풍에 휩싸여 수많은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양산됐다.

문제는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주가가 1000포인트 선으로 급락하면서 생겨났다. 계속 오를 것만 같던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치면서 펀드가 반 토막이 되고 평범한 직장인들이 그래프와 지수를 보며 스트레스성 우울증을 겪었고 이른바 깡통 주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 얘기도 심심치 않게 뉴스에 오르내렸다. 해가 바뀌었지만 전 세계는 아직도 주식과 전쟁 중이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을 타고 국내 최초로 주식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다. 영화 <작전>은 전쟁터 같은 주식시장의 은밀한 상황을 아주 리얼하고 긴박하게 담아내고 있다.

억울한 게 생기면 잠도 못 자는 성격의 강현수(박용하). 찌질한 인생, 한방에 갈아타기 위해 신용카드 대출로 주식에 도전하지만 순식간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독기를 품고 5년의 시간을 데이트 트레이너로 살아간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프로 개미가 되어 마침내 작전주 하나를 추격해 한 번에 수천만 원을 손에 쥐지만, 전직 조폭 출신 황종구(박희순)의 작전주를 건드린 대가로 600억 규모의 작전에 가담하게 된다.
 

▲     ©독서신문
 
이호재 감독이 2년 동안 직접 증권맨, 정치인, 기업인, 실제 작전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투와 태도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리얼한 시나리오를 완성함으로써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영화 속 캐릭터들의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욕심 부리지 말고 안전하게 투자 하라는 거지… 다 웃기는 소리다! 푼돈 쪼개서 언제 목돈 버나?”란 주인공 현수의 대사는 주식의 대박을 쫒아 인생역전을 노리는 개미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 감독은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지기 위해서, 가진 사람은 더 가지기 위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벌려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겨진 욕망과, 그 욕망을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인간의 모습을 ‘주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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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는 이번 영화를 통해 가장 박용하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존의 낮은 톤의 슬픈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는 ‘강현수’라는 유쾌한 캐릭터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었다. 그 덕분인지 영화 속 그는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영화 속에 녹아들었다.

그에 반해 전통적인 팜므파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팜므파탈을 만들려했던 김민정은 유일한 홍일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해 박용하, 박희순, 김무열 등 남성 캐릭터에 묻혀버렸다.

결말 또한 ‘정의는 승리한다’는 교과서적인 메시지를 전해 영화내내 조여왔던 긴박한 상황 전개를 조금은 맥빠지게 만든다.

<양미영 기자> myyang@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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