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봉희 시조시인의 첫 시조집 『꽃따라 풀잎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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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 그리워서 / 냉가슴 비벼보고 // 삼삼히 / 보고파서 / 눈망울 만져보고 // 이토록 / 설렌 마음은 / 문을 열고 엿보다
―<봄마중> 전문
“아파트 바로 옆 두 평 남짓한 텃밭에 상추와 가지 그리고 고추를 심었습니다. 처음으로 해보는 농사입니다. 나름대로 정성껏 씨앗을 심어 보았지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심은 씨앗이 제 몸무게의 몇 백 배나 되는 흙을 뚫고 새싹으로 돋아 난 일입니다.” 시조집의 머리글 첫 대목이다. 최 시인은 이어, “첫 시조집은 세상에 내놓기가 부끄러운 글농사”라면서 사뭇 겸손의 마음의 내비친다.
그러면서, 그는 “글을 쓰는 동안은 참 행복했습니다. 순전히 글을 쓰는 즐거움을 다른 이와 나누고 싶다는 흥분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글 농사의 은혜와 축복을 이웃과 공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겠지요. 부디 그 씨앗이 자라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햇살이 / 눈을 뜨면 / 무지개 발빛으로 // 불현 듯 / 밀려오는 / 그 순간이 있었느니 // 아득한 / 심장의 울림 / 돛단배로 떠간다
―<그리움 하나 있었느니> 전문
최봉희 시인은 목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거쳐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경기도 국어교과연구회 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등 국어학자 계열의 시인이다. 2005년에는 제1회 고불맹사성 전국시조백일장에서 장원으로 입상하고 같은 해에 제30회 샘터상 시조부문과 제3회 농촌문학상까지 수상하는 등 그의 시적 재능을 이미 널리 보여준 바 있다. 2007년에는 경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너는 왜 / 그렇게도 / 붉은 놀 가슴에 담고 // 그처럼 / 빠른 발길 / 떠나려 하는가 // 아마도 / 헤어짐 섭섭해 / 서러움 마심이라
―<단풍> 전문
우리 사회에 때론 어둠이 짙게 깔리기도 한다. 그럴 때는 뭔가 좀 희망차고 밝은 목소리가 필요한 법이다.
최봉희 시인의 시조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우선 밝다. 희망차다. 세상의 모든 어둠이 그의 작품에 묻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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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전문
최봉희 시조의 특징은 시조다운 전통적 율조와 높은 음악성이다. 더불어 흥겨움과 가락이 넘친다. 음악이란 꼭 들어야만 흥이 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최봉희 시인의 여러 시조에서 알 수 있듯,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 몸은 음악이 되는 것이다.
풍상의 거친 손길 은근히 밀려오면 / 흔드는 섭리마다 꼿꼿이 서는 진리 / 가풀막 / 고독한 몸짓 / 의초롭게 살라네 // 어스름 밀려오듯 빛살이 스러지면 / 고독한 눈물 속에 아픔을 머금다가 / 따스한 / 가슴 비비듯 / 등 기대어 살라네
―<억새꽃> 전문
시인이자 수필가인 최봉희 씨는 1998년 교원신문에 수필 <자리끼 유감>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문예사조》를 통해 수필가로, 《시조문학》을 통해 시조시인으로 각각 등단하기도 했다.
kbs-1tv 채널의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우리반 쿨쿨존>, <100원의 가치> 등의 수필작품이 소개된 바가 있으며, 현재 (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 기획운영위원, 파주시 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장미문학회 지도교사 등을 맡고 있는 등 그의 문학활동은 꽤 활발한 편이다. 수필집으로 『사랑은 동사다』, 『봉주리 선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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